우리나라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98%를 차지한다는 MS의 익스플로러

이건 마치 호치키스처럼 상품명이 제품명으로 인식되는 수준까지 온 것 같다.


몇 달간 모질라의 파이어폭스와 구글의 크롭을 브라우저로 사용해 봤는데,

이제 정말 두 손 들 지경이다.


인터넷을 빠르고 편하게 이용하려고 바꾼 브라우저가 되려 스트레스를 준다.

우리나라에선 익스플로러 외의 브라우저로는 안 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은행의 인터넷 뱅킹은 워낙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두 말할 것도 없고,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넣으려고 크롬이나 파이어폭스로 채용 페이지에 들어가면 먹통되기 일쑤다.

각종 학력과 경력 등을 실컷 처 넣고 저장버튼이 안 먹혀 울분 삼기며 익스플로러를 띠우는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제 아예 채용페이지는 익스플로러로 띠운다.


상당히 어이 없었던 경우 하나.

엘지전자는 세계경영 어쩌고를 표방하면서 채용 사이트도 몇몇 세부사항 빼고는 완전 영어로 되어있다.

세계에서 인재를 뽑겠다는 뭐 그런 이야기.

심지어는 대학교 명칭도 완전 영어로 찾아야 하는데, 경북대를 못 찾아 한참 헤매기도 했다.

근데 웃긴 건, 세계의 인재들이 접속해야 하는 채용 페이지가 익스플로러 외엔 작동 안 된다는 것.

더욱 놀라운 것은 익스플로러 5.0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창이 뜨는거다!!!

정말 세계의 인재를 뽑을 생각이 있는 걸까??


이렇게 서류 전형을 진행하고 인터넷으로 적성검사를 실행했는데, 응시 기한을 너무 짧게 잡아 응시자들이 서버에 접속하지 못하면서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응시 기한을 하루씩 하루씩 한 3일쯤 연장하면서 죄송하다는 문자질만 연신......


세계인재를 모은다는 기업의 채용진행이 이 따위라니! 

절대 내가 떨어져서 흥분한 것이 아님!!!  하하~


마케팅 기법에 4p mix 라는게 있다.

쉽게 말해 제품 잘 팔아먹으려면 p자 들어가는 4가지 수단을 잘 써먹어야 한다~ 이런 말

그 중 하나가 place, 즉 유통인데 이걸 잘하면서 이거 땜에 욕 먹는 회사가 바로 롯데.

자일리톨 껌 성공사례에 대해 조사한 적이 있는데, 롯데 자일리톨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롯데가 가진 강력한 유통망이었다.

벤틀리처럼 희귀한 자동차를 사고 싶은데 우리동네에 벤틀리 매장이 없다고 그냥 현대 에쿠스 사거나 하진 않잖아.

하지만 꼭 무슨껌을 사야겠다 해서 옆 동네 슈퍼까지 찾아가는 일은 없다.

한 마디로 여기저기 많이 갖다 놓으니까 많이 팔리는 것.

마케팅 용어로 자동차는 고관여, 껌은 저관여 상품이라고 한다.

뭘 살까 별로 고민 안 하는 저관여 상품은 유통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지.


익스플로러 역시 MS의 윈도우에 끼워팔기 전략이 한 번 먹히니까 다음엔 일사천리 철벽방어가 된 것.

한 번 만리장성이 쌓이니까 적어도 한국에선 무소불위 왕국을 만들어 버렸다.


아~ 사실 방금 크롬으로 채용 사이트 들어갔다가 '넷스케이프는 지원하지 않습니다'라는 팝업창을 보고 열 받아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국내 대기업은 채용 과정을 통해 미래 조직원을 사회의 주류 시스템에 편입시키는 것인가!

심지어 인터넷 브라우저 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