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장소: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1길 120
입장료: 무료
냉난방 완비, 3층엔 만리포를 조망할 수 있는 숨은 전망대 데크까지 완비!
가장 큰 감동은 결국 인간에게서 나오고, 같은 맘으로 많은 인파가 모인 것 만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준다.
만리포 앞바다에서 유조선 충돌로 태안군 해변 전체가 기름범벅이 된 게 2007년 12월.
당시 방제 작업은 이 풍경 그대로다. 당시 총학생회에서 자원봉사를 모집한다기에, 나도 학생회 활동 하던 때라 신청해 따라 갔고. 버스에 올라타 자다 보니 어디에 내린 건지 기억도 안 난다.
비몽사몽. 하지만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코를 찌르는 기름냄새와 방파제 가득 줄 서 있던 버스 행렬은 기억에 남아 있다.
딱히 방제 기술이랄 것도 없었고, 사실 필요도 없었다. 그냥 버스에 실었던 못쓰는 옷가지와 헝겊류를 가지고 무작정 돌을 닦는다. 첨에는 뭔 이런 무식한 방법이 있냐 싶었지만. 하다 보니까 이거 외에는 방법이 없겠다 싶더라. 해안 곳곳, 돌맹이 하나하나에 스며든 기름때를 대체 무슨 최첨단 로봇으로 닦아 낸단 말인가.
그냥 이 엄청난 인파가 원초적인 방법으로 하는 수 밖에 없겠더라. 그 많은 인파가, 하나의 맘으로,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아주 원초적인 움직임을 반복하다 보니. 그 자체로 느껴지는 에너지.
태안에 캠핑왔다가 그냥 간판 보고 한번쯤은 들러야지 하다 들어간건데. 전시물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나서 절로 눈이 시큰하더라.
그때 군중에서 느꼈던 에너지랑 광화문 박근혜 탄핵 시위할때와 비슷한 결이랄까.
‘사람이 모이다’라는 말이 이렇게 뭉클할수 있다니. 요즘 하도 ‘국뽕’이란 단어가 횡행하다 보니. 이런 식의 감상에 젖는 걸 자제하려고는 하지만. 이 나라 이 사회 구성원들은 참으로 신기해. 십원 한 푼도 양보할 수 없이 싸운다 싶다가도. 뭔가 임계점 이상으로 위험하다 싶으면 ‘일단 살려 놓고 보자’며 한 마음으로 힘을 합치는 모양새랄까.
이때까지만 해도 2002년 월드컵의 후광이 생생하게 살아있던 시절이다. 홍명보. 말년에 추해지지 말자. 반면교사한다. 살아있다면 오욕 또한 뒤집을 기회가 있겠지.
여기가 바로 숨겨진. 아니, 아무도 숨겨놓지 않았지만 찾는 이가 많이 없어서 비자발적으로 숨겨진 만리포 조감 명소. 꼭대기 층의 전망 데크다.
어느 사회나 안 그랬을까만은, PC통신과 인터넷이 한국 사회에 엄청난 기폭제가 된 건 분명하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문화도. PC통신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그 에너지가 임계점을 넘어서 터져나왔다. 태안 자원봉사도 그 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