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과하는 일’_실전 압축 경험

스타트업이지만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적지 않게 받은 시장의 스포트라이트. 그에 따라 꽤 많았을 고객과 직원과 투자자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얽힌데다. 상장하고 엑싯한 성공 경험이 아닌, 끝내 퇴사하고 (‘어쩔 수 없는’에 가까운) 매각 경험이니 출판물로 남기는 게 부담스러웠을 것. 그러니 애플, 나이키, 넷플릭스 같은 어마어마하게 성공한 경영자의 경영담만 하드커버지에 쌓인채 팔리는 게 아닌가 싶고. 내 … 더 읽기

구병모 절창, 이게 뭔 소리여……

독서 모임에 선정된 책이 아니었다면 분명 중간에 크게 분개하며 덮을 책이지만. 덕분에 끝까지 읽고 GPT와 대화하며, 그래도 내 입장에선 ‘이해하려’ 노력했다. 모든 읽기는 오독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책의 메시지라. 내 멋대로 오독해도 문제없지 않나 싶어 좀 더 홀가분한 맘이다. 일단, 스릴러도 추리소설도 로판도 아닌 이 괴상한 장르. 갑자기 장르가 전환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애초에 … 더 읽기

‘인간은 어떻게 움직임을 배우는가’_답이 아니라 문제를 던져라

한 줄 요약 : 이상적인 폼을 알려주는 것보다, 상황에 맞게 기회(어포던스)를 발견하도록 지도하는게 효과적 코칭 최고의 선수들은 상대에 따라, 그리고 경기장의 상태, 몸 컨디션 등에 맞추어 기술을 창의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들이다. 그런데 대부분 종목의 연습은 이런 것들과 관계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같은 동작을 계속 반복하면서 그 동작이 자동적으로, 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 더 읽기

‘먼저 온 미래’_용두사미, 8부까지만 용

바둑계를 인터뷰한 르포 형식의 8부까지는 생생하다. 곱씹어볼 말이 너무 많다. 그러다 작가의 생각을 정리하는 9부와 10부에 가서는 이게 뭔가 싶다. 작가의 아래 말이 9부와 10부를 압축해준다. 개인적으로 나는 다음 시대의 탈 것이 전기차가 아니라 자전거가 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AI로 완전히 뒤집힌 바둑계를 치열하게 훑던 눈이 후반부 가서는 ‘나는 자연인’ 수준의 에세이가 되어 버리네. 아니, … 더 읽기

전시회_’중간지대는 없다’_역설의 연속

전시 단상 방문일자 : 25년 8월 27일. 북서울미술관 전시실 1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해당 전시 최대 역설을 만난다. 전시 후원사가 에르메스. 전시는 현 체재에 대한 모순과 비판적 거리두기를 이야기하는데. 체제에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한 사치재 기업이 후원한다? 들어보니 에르메스가 해당 전시를 꼭 집어 후원하는게 아니라. 북서울미술관 전시를 10년 장기 후원하는 형태라고 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도 후원사가 아닌 … 더 읽기

‘프렌즈’_우정에 대한 (비교적)최신 과학 보고서

PC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전에, 올바르지 않음에 대해 학습하다 역으로 올바르지 않은 걸로 판명나는 지식이나 신념, 지향이 있다. 성별도 그에 해당하는 카테고리. ‘남녀라는 성에 따라 우정을 쌓거나 이어나가는 방식이 다르지 않다. 다르다면 그건 문화적으로 학습된(나쁘고 교정해야 하는 악습인)거다.’ 기존의 이런 학습된 관념을 이 책 덕분에 재교정했다. 쓸데없이 비튼 걸 다시 되돌려 놓는 작업. 남자는 로보트를 여자는 … 더 읽기

‘존 보글 부의 마인드’

믿고 보는 번역자 이건 님의 책이라 일단 구매. 우리가 권한 범위를 넘어서지 않았다는 주장은 이사회에서 간신히 승인되었다. 나는 인덱스펀드의 비결이 ‘운용’이 필요 없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단순히 S&P500지수 종목을 모두 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유사 운용을 통해 우리는 3대 펀드 서비스의 두 번째 요소인 운용 부문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제 세 번째이자 마지막 요소인 마케팅 기능….. … 더 읽기

‘행복의 기원’, 행복은 목적인가 수단인가

기존에 내가 가졌던 ‘행복’이란 개념에 대한 생각의 파편이 쫙 맞춰지는 쾌감이 있다. 간만에 만난 좋은 책.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생존과 번식을 위한 ‘수단’ 목적과 수단의 전복. 이거 이런저런 우화에서 엄청 자주 보는 현상이다. 분명 무언가를 하기 위해 돈을 버는 걸텐데. 어느새 그 무언가는 사라지고 수단인 돈 자체가 목적이 된 상황. 개인이 행복을 행위의 판단 기준으로 … 더 읽기

곧 가판에서 멸종될 ‘경험의 멸종’

내가 기술 낙관주의자 임을 먼저 밝혀야겠다. 그러니 작가 논조에 기본적으로 비판적인데, 그렇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2만원 주고 300쪽짜리 책을 읽는 내내 화 내면서 볼 필요는 없으니. 334쪽까지 다 읽고 뭔 생각이 들었냐면. ‘밥 먹으면 배부르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탈 난다. 적당히 먹어야 할 것이다.’ 따위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써 놨나 싶다. 어느 기술 지상주의자도 사례로 … 더 읽기

‘미술관에 가면 머리가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미술 안내서’_그나마 친절한 대중 현대 미술서

“예술가가 하는 일이란 새로운 클리셰를 만드는 것이다.” 자신이 소비하는 문화에 관해 말하는 것은 자기가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를 자기도 모르게 은근히 드러내는 행위일 때가 많다. 우리가 즐기는 것에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가 반영되는 것이다. 나는 현재 나의 음악 취향을 친구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간, 그러니까 “너 이건 꼭 들어 봐야 해.” 하고 말하는 내 목소리가 들리는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