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사 지적질에 대한 고찰

동호회 카페에 글을 쓰니, 아무래도 조심하게 되고.
좀더 사고나 비유를 끝까지 몰고가지 못하는 점이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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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 시절쯤부터 들었던 생각.
동기들간의 우호적인 지적질, 혹은 상호 교습에 대한 고찰을 1년 4개월만에 풀어 놓습니다.


길 가는 사람에게 주먹을 날리면 폭행이 되고,
링 위에 올라온 상대에게 주먹을 날리면 시합이 됩니다.

살사에서 기술적인 지적*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요?
(*혹은 조언, 읍소, 충고 등 어떤 형태로든 상대의 부족함을 꼭 집어 가리키는 모든 행위)

무방비 상태의 상대에게 지적하면 폭행이 되지만,
수업 시간에 수강생에게 지적하면 강의가 됩니다.

하는 김에 좀 더 비유를 해 보아요.

어떤 격투기든 왕초보를 링 위에 올려 대련시키는 경우는 없습니다.
최소한의 교육을 이수한 후 안전장비를 갖추고 링에 오르지요.
유도에서는 낙법을, 권투에서는 맞는 법을 배우고서야 대련을 합니다.
(솔직히 권투는 안 배웠는데, 페이버 님이 댓글로 알려줄거임…)

살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일정 수준까지는 기본적인 교육이 필수,
그 기간동안 강사에게 부족한 부분을 교정받게 됩니다.

상호 간에 실력이 부족한데 링에 올라와 스파링을 하면,
권투는 개싸움이 되고 유도는 멱살잡이가 됩니다. 

기술은 하나도 안 늘고, 감정만 상하죠.
기술적인 미숙함과 함께, 경기와 사적인 감정을 분리할 수 없어 생기는 역효과입니다.

평균적으로, 
살사 초급은 연인이 다른 이성과 춤 추는 걸 참기 어려워 하지만
고수들은 (설혹 고깝더라도) 어느 정도 용인하고 자연스레 대하는 것이 이 차이 아닌가 합니다.
(이것이 옳다거나 그래야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여기서 저는 지적질의 가설 두 가지를 끄집어 냅니다.

1. 링 위에 올라선 상대에게만 지적질 하자.
     링 밖에서의 지적질은 폭행이며 이에 대한 형량은 법대에서 국제법을 전공한 33기 여자 기장이 설명해 줄거임.
2. 개살사를 하지 않으려면 링 위에 선 너와 내가 두 다리로 잘 걷나 살펴보자.
     둘 다 네발로 걷는 수준이면, 잠깐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게 낫더라.



* 번외편. 살사 지적질 보다 더 앞선 고찰

영화는 공짜표가 생길때만 겨우 보는 제가, 비디오 테이프로 3번이나 본 영화 ‘고’에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
아마추어 복싱 선수였던 주인공 아버지가 아들내미를 공원 한가운데 세워놓고 묻습니다.

왼손을 곧게 뻗고 그상태로 한바퀴 돌아라.그 원의크기가 너라는 인간의 크기다. 복싱은 그 원을 네가 뚫어서 밖의 것을 쟁취해 오는 거다. 원 밖으로 나가면 너도 다치고, 남들을 다치게도 할 거다. 그래도 할래?



주인공은 ‘당근’이랬지만, 여러분은 여러분의 뜻대로.

누구나 링에 올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설사 프로라 해도, 24시간 링에 서서 주먹을 받아 내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요.

자, 링에 오를 준비가 되지 않은 이를 난타하는 사람에게 휘슬을!


** 정말 중요한 이야기.

이건 그냥 살사를 주 1회도 잘 안 추는 입살사인의 가설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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