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요시아키를 ‘일본의 장하성’이라 부르면 한국사람 입장에선 직관적이긴 한데. 무라카미 아저씨가 어쨌건 더 선배라 주객전도 아닌가 싶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투자자는 아버지다. 나의 투자철학은 전부 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이다.
“오르기 시작하면 사고, 내리기 시작하면 팔아라”
이 교훈은 지금도 나의 기본적인 투자 전략 이다.
어차피 양 꼭지를 알 수 없으니, 오르기 시작할때 사고 내리기 시작할때 파는게 최적의 타이밍이긴 하다. 시간이라는 자원까지 고려하면.
무라카미도 기본적으로 금수저다. 금융 금수저. 그 수저를 날 때는 물려받지 못했다면 지금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그걸 궁리해야겠지. 애초에 그 수저가 뭘 의미하는지부터 알아야, 이어서 가지는 법도 궁리하겠네.
기업과 경영자에게 상장의 장점은 두 가지다.
첫째, 주식의 유동성이 높아진다. 즉 주식을 돈으로 바꾸기가 쉬워진다.
둘째,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
바꿔 말하면 이 두 가지 장점을 누릴 필요가 없다면 상장할 필요도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무라카미의 논리는 심플하다. 심플한만큼 강력하다. 유동적으로 자금 조달할 일이 없다면 그냥 상장폐지하라(Management Buy-Out, MBO).
기댓값, IRR, 리스크
무라카미가 자신의 투자기술이라고 말한 세 가지. 기댓값은 행운에 속지마라를 쓴 나심탈레브부터 계속 만나는 개념. 사실상 투자 판단의 알파이자 오메가. 가장 중요한 잣대 아닐까.
연 복리 수익률을 뜻하는 IRR은 기댓값에 기간이라는 자원까지 고려한 잣대.
마지막으로 리스크는 ‘절대 회복 불가능한(개인의 경우 죽음, 파산) 리스크는 지지 마라’는 예외 조항 같은 것.
상법 개정을 필두로 한국 주식시장의 구조가 바뀌는 기대감 속에 출간된 책인듯. 저자 후기가 2017년인데 한국출판은 올해다.
과연 일본의 장하성 케이스처럼, 한국 주식시장도 주주의 ‘정당한 몫’이 인정받는 판이 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