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은 항상 피곤하다. 그래서 배울게 있다.
첫 대회가 2018년 경기도의회 의장배, 두 번째가 문곡서상천배. 그리고 이번 세 번째 배움을 기록해 본다.
첫 입상_존버는 가끔 상을 준다
자랑하기에는 좀 부끄러운 입상이다. 만 40세 이상 시니어 부에 같은 체급으로 총 3명 출전해 2등 했다. 원래 내 앞 두 분 기록이 압도적으로 높은 데 한 분이 아마 용상에서 세 번 다 실격 한 듯. 원래 기록으로는 내가 압도적 꼴찌인데, 한 분이 실격해 2등하게 됐다.
진인사대천명. 결국 내 할 일을 다할 뿐, 결과는 나 바깥 세상의 몫이다. 요즘 말로는 존버라고 할까? 그냥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존나 버텨야 한다. 애초에 이외수 씨가 유행시킨 존버라는 말 자체가 존나 열심히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는 걸 뜻하는 게 아니다. 그런 면에서 니체가 말하는 ‘(초인을)기다린다’는 개념과 일치.
기질_조급함과 빠른 포기
공부건 일이건 취미건. 뭐든 꾸준히 하면 거기서 자기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을 만난다. 오늘 대회 플랫폼에서 바를 잡으며 든 생각. 나는 왜 이 중요한 순간에 더 강하게 집중하고 폭발적인 힘을 내지는 못하고. ‘빨리 해치워 버려야겠다’고 생각할까. 그러니 더 뛰어난 성과를 내기 힘들다. 평소보다 못하는 수준은 아닌데, 무대에 오르면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달까. 일명 ‘대회버프’가 반감된다. 이건 훈련의 문제(별개로 이것도 문제긴 하지)라기 보단 기질 문제다.
역도 연습할 때도, 한 동작 한 동작 들어갈 때 마다. ‘해 치우자가 아니라, 하나 하나 잡아가자!’ 되뇌어야 한다. 힘들고 어려운 건 회피하고 싶어하는 날 달래고 가끔은 싸대기도 때리면서 잘 부려야 한다. 참, 쉽지 않다. 부록이라는 불혹의 시니어에 접어들었으면서…
흥행_좋은 체험이 최고의 홍보
요즘 살사판에 워낙 센슈얼 바차타가 유행이라, 살사 강사 님들 입장에선 살사 부흥회라도 열어봐야 할 지경이다. 어제 살사 선생님 말씀 중 인상 깊은 부분이, ‘살사를 좋아해달라고 말만 하지 말고, 학생 들이 살사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였는데. ‘콘텐츠 =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으로 정의해도 되지 않을까.
오늘 역도 시합을 통해 많은 역도 초심자가 ‘좋은 역도 경험’을 한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이들이 주변인에게 역도 재밌다고 바이럴하는게 최고의 홍보다. 네이버 키워드 광고(를 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나 연예인 홍보대사(이것도 마찬가지로 안 하겠네) 보다 훨씬 효과적인게. 해당 취미에 만족한 사람의 입소문. 너무 당연한 현대 마케팅 이론이 새삼 다시 와 닿는다. 결국 신규고객의 체험 경험을 만드는 게 신규 유입 전략의 대부분이다.
대회 현장의 기록
이번 기록 & 다음 목표
77.76킬로 183센티미터 몸뚱아리가 스내치 하는 모습이 방아깨비를 연상케했다. 다음 대회는 89 급에서 뛰는 게 목표다.
[인상 ]
1차 70 성공
2차 75 실패_ 받는 자세에서 앞으로 구름
3차 76 실패_속칭 체육관 룰로는 성공, 팔이 한번에 안 펴쳤음
[용상]
1차 95 실패_마찬가지로 망할 저크에서 팔이 한번에 안 펴짐
2차 95 성공
3차 100 성공_ 저크 후 요리조리 댄스를 췄으나 2:1 판정 성공
합계 170으로 81킬로 급 시니어부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