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다
고등학생 시절 비보잉, 대학교 시절 학생회, 직장인 취미로 살사댄스와 역도대회. 아마 평균적인 일반인들 보다는 무대 위에 많이 서보지 않았나 싶다. 특히 춤 같이 ‘보여준다’는 것을 상정하는 무대에 섰을때 아마추어와 프로의 가장 큰 차이는 ‘관중과의 호흡’ 유무 아닐까 싶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기술의 역량이 아닌 단순히 돈을 받고 전업으로 하냐 아니냐로 나눌 수도 있는데. 이 때에도 프로 밴드의 경우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게 필수다. 쉽게 말해 그 능력이 밥줄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지금 이 순간 가장 핫한 여행지인 양리단길에서도, 완전 정중앙을 지키고 있는 서프클리프의 대표 밴드다? 게다가 1층이고 개방형 바다. 밖에서 들어도 노래 소리는 다 들리고 입장하는데 입장료 1만원을 받고 바틀을 시키지 않으면 1인 1음료와 안주를 시켜야하는데다가 합석까지 시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의 잠재고객이 저 테이블에 앉아서 들어보고 싶게 만든다?
이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는게 서프클리프의 라이브밴드다. 그리고, 내가 그 호객을 당했다. 아주 즐겁게.
관광지 라이브밴드 = 호객의 정수
재즈 밴드들이 항구에 군함이 정박하면, 각자 자기 바에 데려가려고 호객 개념으로 우렁차게 연주했다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군함 대신 젊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이들을 내부로 입장시키려면 어지간해선 안 된다.
관광객은 이런 라이브 밴드에서 노래의 절대적인 기교를 기대하진 않는다. 이승철 같은 보컬을 기대하고 오는 사람은 없지 않는가. 여행지에 와 있다는 느낌. 그게 중요하다.
그리고, 펑키투나잇 밴드는 그걸 아주 제대로 해내더라. 여자 보컬 분은 몸이 아파 수액을 맞고 왔다고 하던데. 내 음악적 소양이 부족해 보컬의 기술적 역량 같은건 모르겠으나. 밴드 구성원 각자의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매력이 멋지더라. 술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프로란 뭘까. 적어도 관광지의 프로 밴드라면 이래야지 않을까 생각하게 해 준 공연이었다.
특히 살사 동호인 관점에서 느낀바가 크다. 아마추어는 본인 만족을 위해 공연한다면, 프로는 관객의 위락을 위해 공연한다. 언젠가 나도 공연을 하게 된다면 프로의 공연을 할 수 있길.
장소: 서프클리프 ·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길 28-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