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리적 북방 한계선은 지도에 명확히 나와있지만, 심리적 한계선은 그보다 한참이나 남쪽이다. 같이 걸은 사람들의 중론은 혜화. 즉 대학로 정도까지가 사람들의 인식 속의 북방 한계선이다.
노원, 상계, 당고개. 여기에 사는 사람들한테 하기엔 머쓱한 말이지만. 한강 이남 지역에 사는 사람들 인식 속에서 이 곳은 거의 서울이 아니다. 심지어 며칠 전 올라온 우리 어머니는 ‘예전엔 서울 강북은 대구보다 집값이 쌌다’라는, 지금의 강북 사람이 들으면 코웃음칠 이야기도 하고 가셨다.
마음속 서울이 아닌 서울. 그래서 서울 북쪽 지역을 걷다보면 묘한 이질감을 만끽하는 재미가 있다.
장소: 상계역 4호선 ·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로 182
장소: 당고개역 4호선 ·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로 305

한때는 집안 거실에 걸려, 가훈처럼 여겨졌을 액자도 길바닥에 나앉았다. 재개발되면 저 집의 가훈도 바뀔런지. 오늘 재개발 됐으니 내일은 쉬자거나…

재개발 지역에 들어가보면, 아주 열악한 지역이라도 거의 반드시 교회가 있다는데 놀란다. 정말 개척교회 그 자체로 보이는 곳들이 많다.
‘교회도 하나의 사업체다. 장사가 되니까 하는거다.’ 등 교회 운영에 냉소적인 시각도 많지만. 이런 재개발 예정지에 초기 정착한 교회들이 그런 식의 자본주의적 비전을 보고 시작한 사역자들일거라곤 생각지 않는다.
처음엔 정말 선교사의 마인드였을거다. 단어 그대로 개척교회. 개척한 이후 그들의 행로가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아무리 척박한 동네라도. 세상 끝으로 밀려난 사람들이라도 나름의 공동체 구성은 필요했을테고. 교회는 아마 그 역할을 나름 충실히 해냈을 것.

아무래도 사진으로는 동네의 경사를 표현하기 어렵다. 빛도 표현하기 어렵지만 경사도 참 표현이 어렵다. 그래서 부동산을 직접 가서 파악한다는 임장이 중요하단 말이 나온 듯.

온통 풀로 뒤덮인 담. 이정도면 인간 입장에선 관리가 안 된 거지만, 자연 입장에선 완벽한 관리 아닌가.

불암산이 동네 어디서나 보이는 신기한 동네. 마치 캐나다 로키 산맥 근처 동네 같았다. 어디서건 산봉우리가 보이던.

수령이 500년 된 은행나무. 생각해보니… 아무리 용써도 100년도 못 사는 인간이 감히 누굴 보호한다는 건지.

글씨체가 너무 선명해. 오히려 엘지전자에서 만든 전시관 느낌이 나던 간판

자연이 만든 환경은 누가 드나들건 아무 흔적도 남지 않지만. 인간이 만든 환경은 버려진 흔적이 진하게 남는다. 다시 인간이 재개발이란 이름으로 싹 지우기 전까진.

오르막은 표현이 안 돼도, 내리막은 좀 표현되네.




백사마을은 흰 뱀도 흰 모래도 아니고. 중계본동 104번지였나. 주소지를 뜻하는 거였다.



교회만 있냐? 산 밑이라면 절도 있다.


거대한 머리만 덩그러니 있고, 그에 걸맞은 몸통이 없어서 몹시 어색했던 석상. 하지만 어디서 주워왔다고 하기엔 너무 큰……

평안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였기에 평안교회. 교회는 성도들의 불안을 먹고 성전을 키웠을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