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본주의는 어쨋거나 가치를 창출하기는 합니다.
물건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지요.
비록 그 과정에 투입된 노동력과 자연에 대해 제대로 갚아주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그저 끊임없이 거대 자본이 적은 자본을 흡수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따라서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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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철학자 루이 알튀세르는 ‘히말라야 산에 사는 산토끼가 주의해야 할 점’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히말라야 산에 사는 토끼가 평지에 사는 코끼리보다 크다는 착각을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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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혹시 이런 ‘히말라야 래빗’을 닮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희생을 딛고 높은 곳에 서 있는 이가 정말 그 아래에 있는 이들보다 자신이 더 크다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신영복, ‘여럿이 함께’ 38,3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