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의 입에 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맛없었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꽃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꽃 수북했겠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시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가 원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 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 김경미, 야채사(野菜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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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뜸했지요?
그 동안 달짝 쌉싸름 맛난 시
혼자서만 홀짝인게 죄송해
푸른 빛 솔솔 풍기는 시 한 편 소쿠리에 담아 내밉니다.
덥다 덥다 해도, 그 당연한 더위 고맙게만 여겼더니… 어느덧 말복
지구 온난화로 매해 더 따가워진다는 뙤약볕에 야릇야릇 잘 구워졌을 푸른 당신
당신과 앉아서 그 맛있다는 팔 다리, 서로 야금야금 야물차게 씹어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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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게시판에 간간히 시를 올렸었는데, 요즘은 너무 뜸하다 싶어 오늘 올린 시.
나 말고도 사람의 팔다리를 이렇게 좋아하는 이가 또 있단 말인가!!!
하하, 물론 시인은 너와 내가 하나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더 하고 싶었던 거겠지.
특정 부위에 대한 찬양이 아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