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나는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
저자 : 마르틴 베를레
정가 : 13000원 (할인가 : 11700원)
출판사 : 라이프맵
출간일 : 2012. 03. 05
먹고 살 만큼만 받으면, 그 다음 문제는 적성이다
직장생활 2년차쯤의 내가 나보다 직장생활 한 2년쯤 더한 선배랑 이런 말을 주고 받았었다.
어느 정도 하한선만 넘기면 그 다음엔 돈보다 일의 적성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력서를 마구 찍어내기 시작하던 4학년 2학기, 돈 많이 주는 곳이 적성에 맞는 곳이라고 생각한 건 아닌가 싶다.
100대 기업 대졸 초봉 연봉표를 보며 최상위는 몰라도 상위 10~20%쯤에는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입사 지원하려는 기업이, 직무가 나와 맞는지 모른다면, 선택의 잣대로 확실한 건 연봉 밖에 없다.
이 기업에서 받는 4000만원이 저 기업에서 받는 3000원만원보다 화폐 가치가 적다는 요상한 계산법은 없으니까.
그런데, 직장생활 얼마간… 대략 4계절을 한 번씩 거쳐 다시 그 자리에 돌아오면 다시 생각하나 보다.
부처왈 공자왈 하는 소리 같던 ‘일의 적성’이 사실은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걸!
주변 친구들을 보면, 특히 이들의 일요일 저녁을 보면…
이 책 제목처럼 정신병원으로 출근한다는 표현이 그다지 과격하지 않다 싶은 경우가 많다.
입사 경쟁율이나 연봉, 사회적 인지도 따위와는 별 상관 관계도 없다.
그럼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독일 사회는 어떨까?
이 한 권의 책으로만 봐서는 한국의 기업 문화랑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이것도 글로벌 스텐다드라고 볼 수 있을지…
독일의 기업 컨설턴트, 아니 기업과 직장인의 심리상담사가 좀 더 적합한 설명같아 보이는 일을 하는 지은이가 하려는 말이 내게는 이렇게 들린다.
자기에게 맞는 회사로 출근하라
한국처럼 사회 안전망이 튀긴 쥐포처럼 바스락 거리는 사회에서 정신병원을 탈출할 용기를 낼 수 있는자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만…
회사가 정신병원인지 지상낙원인지는 크게 두가지 요소가 좌우한다.
하나는 직장이고 다른 하나는 직원, 즉 본인이다.
아마 염라대왕이 이승에 있다보면 좀이 쑤셔서 없던 정신병도 생기지 않겠는가.
300쪽이 넘는 약간 두꺼운 단행본인데 재미난 사례와 삽화 덕분에 술술 페이지가 넘어간다.
(동시에 그렇게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란 소리도 된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 정신이 뭔가 혼미해진다.’ 싶은 직장인이라면 가볍게 일독해도 좋을 듯.
책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인쇄되어 있다.
정신병원을 탈출하라. 배에 올라 강을 건너라. 정신병의 강을 건넜으면 남아있는 동료들에게도 소식을 전하라. 분명 그들도 당신의 뒤를 쫓을 것이다. 그리고는 언젠가 모두 함께 정신병원의 무덤 위에 서있을수 있게 될 것이다.
* 사실 이 책은 ‘적성에 맞는 회사로 출근하라’가 주제가 아니다.
직원을 정신병자로 만드는 회사의 특징들을 진단하고 그런 곳에서 빨리 나오라는 게 핵심이다.
엄밀히 말해 자기 적성에 맞는 회사를 찾기 위해 도와주는 책이 아니다.
이번 독후감은 독자의 자의적 해석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