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테라스_투자비용 대비 효용 관점에서

너무 온라인 서핑만 말고, 귀찮더라도 유통 매장을 둘러봐야겠단 생각에 출동한 첫번째 장소. 무신사테라스. 홈페이지에서는 공간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무신사 측의 운영 목적이겠지. 


‘무신사의 프리미엄 패션문화 편집공간. 테라스 에디션 및 컬래버레이션 상품과 라운지, 키친의 연계로 다양한 문화적 경험 제공’

온라인 브랜드인 무신사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경험하게 해 준다는 건데. 이걸 잘 해내고 있냐 관점에서 둘러보는 중.

1. 당장의 수익 관점에서는 당연히 마이너스

홍대 신축 건물 17층을 통째로 쓰는데, 전용 엘리베이터와 출입구까지 따로 있다. 동대문 무신사 스튜디오도 그렇고. 무신사에 단독 엘리베이터 성애자가 있는 건지. 입장때 부터 다른 곳과 분리된 공간으로 들어가는 경험. 거기 몰입하도록 세팅하고 싶었나보다. 이정도 대우는 무신사라는 브랜드가 가진 교섭력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치르는 임대료도 만만찮을 것.

애초에 돈 벌려고 여기 매장 내는 건 당연히 아니겠지만. 당장 수익이 창출될만한 게 거의 없다. 단촐한 메뉴의 카페테리아와 씨름 경기장 만한 크기의 원형 무신사테라스샵. 이거 두개뿐.

2. 무신사 상품을 잘 전달하나

무신사 PB상품인 무신사 스탠다드를 전시/판매하는 공간이 무신사 테라스 샵인데. SKU가 너무 적은게 아닌가 싶음. 

애초에 많이 파는게 목적은 아니겠으나, 옷가게라는 느낌보다 전시회 느낌이랄까. 사는 곳보다 구경하는 곳이라는 느낌을 받음. 더 많이 꺼내서 들여보고 만져보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하지 않을지. 

애초에 전시 공간이 너무 좁아 보이는데. 이 평수도 회사 내 누군가 의견이 대립됐겠지. 판매 공간을 늘려야 한다 vs 브랜드 체험공간이므로 판매공간으로 오인될만큼 비중이 높으면 안 된다.

나라면 좀 더 난장처럼 보이더라도 공간을 넓히고 더 쉽게 더 자주 더 편하게 만져볼 수 있도록 구성했을 것. 애초에 하이 패션이 아닌 젊은 층 브랜드인데. 전시는 너무 현대미술관 느낌이랄까.

3. 무신사 브랜드를 잘 알리나

여기 무신사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뭘 느낄 수 있을까. 그냥 홍대 17층 커피숍? 

기성 브랜드와 협업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 + 순수 미술에 가까운 전시공간이 배정되어 있는데. 모르겠다. 이건 공간 배정 문제가 아니라 그걸 그때끄때 뭘로 채우느냐가 중요하니.

애초에 코로나 때문에 오프라인 행사를 의욕적으로 진행하고 프로모션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겠지.

4. 카페 메뉴 잡담

여기 카페 시그니처 메뉴인 아몬드를 간 커피를 마셔봤는데. 나는 두번다시 시키지 않을 것. 초코 빵도 먹어봤는데 별로. 여튼 여기가 음식 맛집은 아닐테고. 그냥 진리의 아아를 마시며 경치 구경하는게 나같은 아재들에겐 최적의 루틴이겠네

결론

기업은 항상 지출 대비 매출이 높은 결정과 운영을 해야한다. 무신사테라스처럼 직접 매출을 높이려는 의도가 없는 사업도 마찬가지. 무형의 브랜딩 효과를 수치화해, 투입자본 대비 더 높은 브랜딩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지금은 코로나 때문인지 뭔가 느슨하고 맥빠진 느낌. 홍대 17층 커피숍 이상의 뭔가를 느끼기 어렵다. 따라가야할 롤모델이 없다면, 스스로가 타인의 롤모델이 되어야 할 텐데. 코로나 이후 시대(언제 올진 모르지만) 테라스를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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