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만족도는 ‘기대 대비’ 라는 말이 괄호쳐져있다.
토스를 주제로 한 ‘유난한 도전’이나, 얄밉도록 독자층을 잘 고려해 짜임새 있게 쓴 ‘머니북’에 대한 임팩트가 커서일까.
이 책은 제목과 달리 ‘미지근한 성장’ 정도의 느낌.
그렇다고 책이 나빴냐면 그렇진 않고. 토스 이름값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과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조직을 떠나있는 상태에서 읽는 거라 좀 더 체감되지 않는 것도 있겠지.
책 표지부터 내용까지 토스를 엄청 팔아먹는데. 정작 이승건 대표의 추천사 한 줄 없다는 게 의아했는데. 아마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내 맘대로 억측해본다.
결국 기차와 마차의 차이를 떠올리면 되는 것이다. 기차는 가는 길에 이미 철로가 깔려있어서 정해진 도착지가 있지만, 마차는 도착지를 고객이 정한다.
따라서 트레이닝은 정답 지가 있는 영역에서 팀원이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도록 만드는 것 이고, 코칭은 팀원이 스스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다.
HRBP 일을 하면서 팀장들에게 역량이 낮은 팀원은 어떻게 코칭을 해야 하느냐는 고민을 많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그런 팀원은 코칭보다는 트레이닝을 시켜줘야 한다고 대답했다. 코칭으로는 개선까지 도달하는 데 하세월이 걸릴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트레이닝과 코칭의 차이점. 이걸 잘 설명해준 것 만으로 이 책 본전 뽑았다. 트레이닝은 답이 있는 곳을 탈선하지 않고 빨리 달리게 하는 것이고 코칭은 답이 없는 영역에서 각자의 답을 찾아나가도록 돕는 것.
회사의 중요한 소식을 언론으로 먼저 접하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긴다. 주변 사람들이 회사의 사정을 물어보지만 본인도 몰랐다고 말해야 할 때면 더 비참하게 느껴진다. 구성원들은 자신 이 조직의 경영 상황이나 뉴스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를 바란다.
회사의 인수합병 소식을 후배한테 들었던 적이 있다. 결론적으로 오보였는데. 뭔가 싶어 뉴스를 찾아보니 주말 동안 찌라시 수준의 기사가 나왔더라.
인수합병 수준의 기밀을 요하는 건이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
호기심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늘 지적으로 궁금한 상태를 말한다. 매우 순수한 동기이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만나보기 어렵다.
이들은 업무 영역에서 깊이 사고하고 근본적인 질문들을 하며 직무적 성과가 뛰어날 수 있지만, 조직 차원에서 필요한 일은 기피하려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흥미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사회 초년생 시절. 다른 직군 사람을 만나면 하는 질문이 있었다. ‘그쪽 분야의 1인자는 누구예요?’ 예를 들어 간호사를 만나면 간호계 1인자는 누군지 물어보는 것.
이 질문에 답하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는데. 이 질문이 그의 직무 호기심을 알아볼 수 있는 유용한 툴이란 생각이 든다.
내 직무의 1인자나 스타플레이어를 인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내 일을 쳐내는 게 아니라. 내 직무의 롤모델이나 목표치가 있다는 것.
물론 직무마다 1인자를 선별하기도 인지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라면 세계 랭킹 1위부터 100위까지 선명하겠지만. 구매팀 직원이면 구매 1인자를 어떻게 아나.
하지만 어느 업계, 어느 직무나 고수는 있기 마련이고. 그걸 찾기가 어려운 직무에 있는데도 고수를 안다? 그렇다면 해당 직무 호기심이 강하다고 밖에는.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다음의 네 가지 핵심 원칙을 갖고 인생을 살아간다.
• 실패는 배움의 기회다.
• 성공의 열쇠는 재능이 아니라 노력이다.
• 도전은 성장의 원동력이다. 그러므로 어려운 과제를 택한다.
• 피드백은 발전의 도구다.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대하지 않는다.
이 중 맨 마지막 원칙이 가장 지키기 어렵다. 실제로도 피드백에 방어적이지 않은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다. 방어기제는 심리학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다. 그럼에도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의식적으로 이겨내려 한다.
피드백을 받은 그 순간에는 불편하더라도, 그 경험을 자양분으로 삼아 발전하려고 노력한다. 수많은 면접을 진행해 오면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지원자들을 눈여겨보고, 그가 실제로 그렇게 살아온 것이 맞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해 왔다.
성취가 중요하다고 많은 사람이 주장하지만, 그 중에서도 진짜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들은 시련과 실패에 대한 질문에 답할 때 과정에 대한 디테일한 일화와 설명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 과정이 여전히 뼈아프지만, 인상 깊기에 선명히 기억이 나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그 결과로 채용된 사람들은 대개 리더 포지션으로 승진하거나 큰 성과를 냈다.
피드백과 평가는 다르다고 이 책에서 구구절절 설명하지만. 광의에서 결국 같은 말이다. 남에게서 나오는 나에 대한 말이란 건 좋건 싫건 나를 크게 흔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