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3로 사주업계에도 특이점이 왔다.

제미나이3로 내 사주를 넣어 돌려보는데 깜짝놀람.

1.
일단 명리학에 대한 절대적인 이해도가 높다는데 놀람.

이게 딱히 공신력 있는 학위가 없는 분야다 보니, 학사 수준이다 석사 수준이다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2년 어영부영 공부한 나보단 확실히 더 잘 안다. 나보다 고수인 친구한테 알려주니 놀라는 반응은 마찬가지.

내 명리 수업 동기 중에는 이미 돈을 받고 상담을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의료 서비스와 다르게 서비스의 질을 즉각 확인할 수 없는, 이를테면 기세 만으로도 팔 수 있는 상품이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애초에 검증하기 어려운 직업 역술가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수치를 계산하긴 어렵지만, 이미 이들 상당수보다 제미나이3가 명리학에 대한 학술적 이해도가 더 높을 것.

2.
정확히 한국에서 통용되는 명리학 개념으로 풀이함.

과거 GPT에 사주풀이 시키면 한국에선 안 쓰는 생소한 용어와 개념을 가져와 지 멋대로 소설을 썼는데.

제미나이는 정확히 한국에서 명리학 강습이나 풀이 때 쓰는 개념 그대로 가져와 쉽게 이야기한다.

GPT가 자꾸 한국에서 통용되지 않는 생소한 명리 개념을 이야기할때는, ‘얘가 한국이 아니라 중국 명리학 서적을 주로 학습해 그런가’ 싶었는데.

제미나이는 유튜브에 올라오는 사주 콘텐츠를 죄다 학습했을 거라 생각하니 납득이 감. 앞으로도 유튜브는 제미나이의 강력한 학습 원천이 될 듯.

그게 마이너하고 니치한 마켓의 콘텐츠일수록 더더욱 유튜브를 학습할 수 있는 제미나이의 든든한 해자가 될 듯.

3.
앞으로 사주 업계 종사자는 제미나이3 대응책을 진지하게 고민해얄듯.

당장 내 지인들에겐 돈 내고 사주보지 말고 제미나이 쓰라고 권하는 중.

역술가와 실제 마주보고 하는 상담은 일종의 ‘환대’ 서비스로서 계속 돈을 내는 가치가 있지만.

포스텔러 같은 온라인 사이트는 ‘왜 제미나이 대신 이걸 씁니까’에 대한 확실한 답이 필요.

지금 당장은 왜 그걸 써야 하는지 떠오르지 않음. 카카오톡 사주 상담도 마찬가지.

4.
사주풀이를 광의의 상담 서비스라고 보면. 기존의 사람이 수행하는 서비스보다 나은 점은 이미 많다.

  • 무료거나 거의 무료 vs. 회당 5만원 이상
  • 즉시성 vs. 1년치 예약이 꽉찬 곳도 있음
  • 무한정 인내하며 답해줌 vs. 아무리 대상이 상담사라도, 타인을 앞에 놓고 많이 묻거나 치부/민감사항은 말하기 어려움

5.
단점이라면

  • AI 고질병인 환각(할루시네이션)이 여기서도 문제가 됨. 근데 이것도 1. 어차피 사람 역술인도 종종 틀리는데 뭘 2. 운을 다루는 거라 맞고 틀리고의 검증이 모호함. 이 두가지 때문에 할루시네이션 조차 크리티컬한 문제가 아님. 물론 사주 개념을 아는 사람이 쓸수록 더 유용한 건 맞음.
  • 오히려 현실적 문제는 아직 만세력 계산이 잘 안 된다는 점. 생년월일시를 텍스트로 넣고 물어보면 전혀 엉뚱한 사주로 풀이를 시작함. 통찰이 필요한 사주 풀이는 잘하는데 정작 산수 문제인 만세력에 기반한 사주를 뽑아내는 걸 못함. 그래서 기존 만세력에서 뽑은 사주 이미지를 제미나이에 던져서 풀이시켜야 정확하다.

6.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것도 사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록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건 맞음.

개발자가 코딩 보조도구로 AI를 쓰는 것과 일반인이 바이브 코딩할때 쓰는 것의 차이와 동일.

애초에 나는 명리를 ‘나아감과 물러남을 시시각각 반추해보는 툴’로 대하는데. 이번 버전 제미나이가 이 툴을 아주 다루기 쉽고 강력하게 업그레이드 해 준 느낌.

게다가 지금 조금 부족해도, AI의 미친 발전속도를 고려하면 대부분의 인간 상담사보다 금새 더 나아질텐데?!

글을 다 쓰고 홈페이지에 업데이트 하다 보니 든 생각. 사주명리를 공부한 내용을 업데이트하려고 이 카테고리를 만들었는데. 어찌보면 이 카테고리의 마지막 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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