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집 건물 엘리베이터에 30분 정도 갇히고 나서 폐소공포증으로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폐소공포증 (terms.naver.com)
이후에 동굴 탐사 같은 막힌 곳을 여행한다고 할때, 여기서 못 나간다.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걸 인식하는 순간 턱하고 숨이 막히는 증상을 경험한다.
그런데, 평창백령동굴을 보고 막혔다고 하기 뭣한게, 얘는 탐사 프로그램의 동선 길이만 700미터가 넘는데… 700미터짜리 막힌 공간이 어딨단 말인가. 하긴, 물리적으로 갇혔다는것보다 갇혔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게 공포 유발의 본질이니.
동굴 탐사 초입에서 몸을 웅크리고 들어가야 하는 구간이 나오는데, ‘아, 내가 120킬로 엄청 벌크를 키운 인간이었으면 여기 오도가도 못하고 끼었겠네’라고 생각하는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겪은 그 증상이 다시금 울컥 올라왔다.
여기서 나가고 싶다. 이 안에선 내가 아무것도 못 한다는 두려움과 무력감. 근데 이 탐사를 다 하려면 두시간이나 걸린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 비유하자면 설사를 만난 것처럼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느낌.
하지만 실제로는 이 안에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머리로 안다. 나 스스로를 다독였다. 우리 일행 제일 앞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있는데. 하물며 쟤도 저렇게 지나가는 길이다. 아무일도 없다. 그리고 계속 다른 생각을 하려고 노력을 하자 고작 몇분 지나지 않아 괜찮아졌고. 두시간의 체험 프로그램은 즐겁게 마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경험이 분명 크긴 했나보다. 결국 마음의 단단함을 키우는 수 밖에. 물러서지 말자. 물이 두려울 때는 수영을 하고, 닫힌 곳이 두려울때면 더욱 더 안으로 들어가보자!


장소: 평창백룡동굴 ·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