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시절, 함민복 시인의 시를 좋아했었다.
큰 형님뻘 되는 연배에서 느껴지는, 가난한 사람들 정을 그리는 모양새랄까. 그의 시는 이렇게 뻔한 서술이 없는데. 그의 시를 서술하려니 뻔한 표현이 되어 버리네.
최근에 시인의 신간 소식을 듣고 구매했다.
당연한 소린데. 참 나도 시인도 그간 많이 늙었단 생각이 든다.
시대를 초월하고 인종을 초월하고 이념을 초월하는 시가 순수시일까. 그렇게 모두 다 초월해 아름답거나 감동인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건 마치 어떤 비하, 욕설 없고 사회 통념도 건드리지 말고 60분 동안 웃겨야하는 개그 프로그램 정도의 난이도 아닐까.
함민복 아저씨의 이번 시는 동시대를 살거나, 동 이념에 속해있거나, 특정 사건을 곱씹는 사람이어야 애초에 알아듣고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시가 많다.
근데 이번 시만 그런 것도 아니고, 함 시인 시만 그런 것도 아니다. 대학생 때 대체 이건 뭔 등따신 문학가 말장난이냐며 비난했던 알 수 없는 활자 놀음도. 실은 내가 그 놀음의 맥락을 몰라 그런 거다. 내가 봉사인 것.
한 권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그러니까 내 감정을 움직인 한 편은 ‘모시조개’다. 그 이유가. 철저하게 ‘조개 캐다가 뻘에 물 들어오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나도 알기 때문’이다.
시를 이해하려면 이렇게 경험해봐야 안다. 자기 세계가 넓어져야 보인다. 어이 없게도. 언젠가 그렇게 서로 연결이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