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의 뇌구조

<strong>마광수의</strong> 뇌구조책 제목 : 마광수의 뇌구조
저자 : 마광수
정가 : 13000원 (할인가 : 11700원)
출판사 : 오늘의책
출간일 : 2011. 08. 15

도대체 이 사람 머리 속에는 뭐가 들었나 뇌 구조를 들여다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솔직히 나는 그런 적이 별로 없다. 타인에 대한 호기심 부족일까?)

‘마광수의 뇌 구조’는 그런 맥락에서 보면 멋진 제목.

마광수가 누구인가?

‘즐거운 사라’라는 걸작 소설로 인해 판매금지 조 치는 물론 법정 구속을 당한 이가 아닌가.

과연 광수 형의 뇌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을 뜻하는 아포리즘 형식의 글을 묶어놓은 책.

각설하고 그의 뇌 구조를 들여다보자.


1-9.

현재의 가족제도는 인간에게 성적 굶주림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부일처제는 사회적 타협에 지나지 않는다. 성욕은 억제될 수 있지만 그 자체를 없앨 수는 없다. 부모 자식간의 사랑, 부부 간의 정신적 유대감, 가족의 단란함 등은 성적 불만족을 자위하기 위한 대상물에 지나지 않는다. 결혼제도를 없애고 프리섹스로 가야 한다.


자, 대충 감이 오나?

이제 뭐 시동 걸려고 자리에 앉은 정도다. 

아니, 차를 향해 걸어가며 삑삑이를 울려 차 문을 열어 놓은 정도?


1- 29.

전략……현대에 들어와서는 민주주의 발달로 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네일 아트 숍’에 가서 손톱을 길게 붙일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여성에게만 허용된다는 점에서, 현대 남성들은 그러한 미를 가꿀 권리를 여성들에게 빼앗긴 셈이 된다. 이건 확실히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다.

‘일부러 불편하게 하기’에 대해.

하이힐, 네일아트, 치렁치렁 레이스… 인위적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권력의 상징.

현대에서도 사모님의 손과 식당 종업원 아주머니의 손을 비교하면 극명해지는 것.

2-9.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는 무조건 아름답다. 가슴을 깊게 파 젖가슴을 반쯤 드러낸 여인, 스판텍스로 된 초미니스커트를 입어 앉아있을때 팬티가 살짝살짝 드러나는 여자, 골반 바로 위부터 젖가슴 아래까지 훤히 드러나는 배꼽티를 입은 여자. 젖가슴은 가릴 수 밖에 없어도 등을 허리까지 넓고 깊게 판 옷을 입은 여인 등등.

그는 성자다!

십자가를 나 혼자라도 짊어지겠다고 나서는 성자!

2-16. 

페미니스트 여성들은 신통방통하게도 다들 옷을 후지게 입고 화장도 어색하게 한다. 얼굴도 대게 못생겼다.

우와아하~~ 맙소사 맙소사!

물론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 함의를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직설적인 문구에 놀라움과 걱정부터!

2-27.

알고 보면 사랑은 별 게 아니다. 사랑은 오로지 육체적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접촉감’일 뿐이다. Love is Touch! 사랑은 무조건 주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만지는 것이다. 사랑은 영혼의 대화가 아니라 살갖끼리의 대화이다. 사랑은 정신적 신뢰감이 아니라 육체적 신뢰감이다. 사랑은 살갗끼리의 접촉이지 성기끼리의 접촉만은 아니다.

그런 팝송이 있지.

love is touch, love is feeling 이란 가사가 나오는 존 레논 아저씨의 노래가 있다.

그 보다 훨씬 담백하지 않은가!

2-33.

젊었을 때는 성형수술(단, 기술이 완벽한 병원에 가서 해야한다)을 골백번 해서라도 아름다운 여자(또는 남자)가 되어야 한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지성’이 아니라’미모’이다.

적어도 그에게는 더부룩한 가식이나 이율배반은 없다.

예쁜 여자 좋아하지만 성형은 안 된다는 식의 입에 걸린듯 까끌한 돌기 따위는 없다.

게다가 기술 완벽한 병원에 가서 해야 한다고 주의 사항까지 일러주지 않는가.

3-5. 

야한 것은 어린아이처럼 솔직한 것이다. 나는 ‘야하다’를 ‘동물적 본능에 정직하다’로 정의한다. 진정한 행복은 ‘야한 섹스’로부터 나온다. 육체적 쾌락만이 선이다.

어떤가, 당신은?

광수 형은 종교도 뻥 차 버린다.

1-10.

우리가 외로울때 절이나 교회에 가서 마음의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은, 아가페적 사랑 그 자체만으로서가 아니라 에로스적 사랑이 종교와 더불어 충족되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관세음보살상을 지극히 화려하게 치장한 여인의 모습으로 만들고 있고, 기독교에서는 성모 마리아의 초상이나 예수 그리스도의 초상을 될 수 잇는 한 아름답게 그려내려고 애쓰고 있다. 교회에 여자들이 많이 나가는 것은 역시 이성으로서의 예수가 ‘아름답게’느껴지기 때문이다. 예수는 서른세 살에 죽었기 때문에 ‘영원히 늙지 않는 미남 청년’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절 역시 마찬가지다. 석가모니는 여든 살에 죽었지만 석굴암을 비롯한 곳곳의 부처상은 가장 건강하고 원숙한 육체미를 보여주고 있다.


맙소사! 이런 식의 해석이 가능하다니!

교회나 절에 다니는 사람들은 이런 접근에 대해 ‘불경’하다는 외침 외에 다른 어떤 식의 반박이 가능할까?

궁극의 교회 오빠는 결국 예수였다!


4-134.

종교는 그것이 거대 종교든 유사 종교든, 무조건 다 미신이다. 기독교인들은 미신에 빠져들지 말라고 건방진 말투로 충고하곤 하는데, 그네들 자신이 이미 미신에 빠져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것은 불교나 이슬람교나 다 마찬가지다. 종교는 일종의 아편이다.

기독교인들의 건방진 말투. 크크크……

맑스 아저씨도 ‘종교는 아편’이라고 말했지만, 광수 형처럼 통쾌하게 이야기했을까?

음식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향신료.

이는 음식에 극소량만 들어간다.

놀랍도록 자극적이고 독특한 향의 광마(마광수의 호, 말 그대로 미친 말) 마광수.

우리 사회가 온통 이런 향신료로 뒤덮일 필요는 없지만,

소량이나마 반드시 필요하다.

광수 형이 최근 들어 책을 쭉쭉 뽑아내는 걸 보니 우리 문화가 조금이나마 더 재미나게 요리되고 있는 거다.

조금이나마 더 맛깔나게 변해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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