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계 최초 잡놈 김어준 평전

논리? 논리가 정말 중요한가! 논리가 모든 것에 우선인 세상이라면 이명박은 왜 대통령이 돼야 하는데? 진보의 문제점이 뭔지 알아? 다른 거 필요없어. 자기가 옳다는 것이 확인되면 그게 최고야. 지구가 멸망해도 자기의 주장이 맞으면 그게 최고인 거야.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 한데?

논리가 정말 중요한가? 세상이 논리대로 돌아간다면 엄청나게 합리적인 세상이겠지. 경제학이 가정하는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 존재한다면 예측하기 쉽고 모든 게 질서정연할 것. 거칠게 ‘논리가 중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눈다면, 이 둘은 삶의 방식 차이로 봐야겠지.

경제학박사인 우석훈이 경향신문 11월 1일자에 남긴 말.

“……좌파 쪽 사람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해준 얘기는, 왜 김어준 따위와 노느냐였고, 옛날 그 김어준이 아니다가 나의 답변이었다. 명실상부, 공중파와 언론을 통틀어서 지금 김어준은 최고의 기획자이다. 지금 한국에 김어준의 감각을 따라갈 사람은 없고, 그만큼 종합적이며 기민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한편으로 우리가 만나게 될 세상은 ‘시민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김어준의 시대’이기도 하다”

김어준이 TBS(교통방송) 아침 시사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첫 날, 기존에 듣던 MBC 시선집중에서 바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으로 갈아탔다. 평소 김어준에 대한 기대치 때문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실제 방송을 들으면 들을 수록 놀랐다. 특히 위 인용글에서 우석훈이 말한 ‘김어준은 최고의 기획자’라는 표현에 몹시 동감한다. 단적으로 느꼈던 게 뉴스공장의 오프닝 멘트다. 그 날 이슈를 자기가 만든 틀에 자기 언어를 채워 들이미는데 매번 작은 감탄이다. 특히 김어준이 원컨 원치않건 ‘음모론 전문가’라 그런지 각종 정치공작의 뒷 배경에 대한 분석 혹은 예단으로 시작할 때는 소름 돋는달까.

몇 달 전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팟캐스트에서 ‘김어준, 촉이 엄청난 사람이다’고 한 적이 있는데,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무대 가수 노래를 수화로 잘 표현해 반응이 좋았던 수화 활동가를 바로 다음날 뉴스공장에 섭외한 걸 두고 한 말이었다. 뭐가 이슈가 되고 어떤게 대중을 움직이는지 동물적 감각을 발휘했건 학습된 능력이건 여튼 그걸 잘 아는 사람이다.

(나는) 2009년에 ‘2년 후에 문재인이 뜬다’고 했다. 그럴 때 굉장히 많은 사람이 비웃었다. 그런데 지금 그 말이 사실이 되니까 조소했던 자들이 와서 ‘놀라운 지식의 혜안’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묻는다. 이런 거다. 원래 메가트렌드는 그 이전의 결핍을 만회하는 것이다. 꽃미남이 뜨고 나서 잘 생긴 얼굴이 질려 짐승남이 부각됐고, 신체 조건에 세련미가 더해진 차도남이 다음 대세를 형성했듯. 지금 현재 우리의 각하(이명박)에게 매우 넘치게 많은 품성이 무엇이냐. 사사롭고, 거짓말 잘하며, 약속 지키지 않고,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으며, 뇌에 구김살이 없다는 점이다. 다음에는 당연히 각하의 결핍을 매울 사람이 지도자가 될 것이다.

‘매가트렌드는 그 이전의 결핍을 만회하는 것’이라는 말을 곱씹어볼 것. 이걸 바꿔 말하면, 개인의 노력이 아니라 시대 흐름이 마침 받쳐줘야 매가트렌드에 합류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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