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이널 센스’ – 육감

‘후각이 사라지면 그와 관련된 추억도 사라지게 된다’


영화에선 이렇게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사고로 인해 후각이나, 청각 등의 감각을 잃어도 사고 이전의 추억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시 그 냄새를 못 맡아도, 그 장면을 못 봐도 뇌 안에 그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지 않은가.


내가 냄새를 못 맡는다 해도,

너를 떠오르게 하던 버스 승객의 향수 

비 내리는 학교 안 어느 길의 풀향

미용실 파마약의 잔향


그런 것들은 향기이면서 또 하나의 이미지로 구워져 대뇌 피질에 꽤나 오랜기간 저장될 것.


영화, 파이널센스에서는 사람들이 하나씩 감각을 잃어간다.

처음에는 후각, 그 다음에는 미각, 청각, 시각…

마지막으로 촉각을 남겨둔 채 영화는 끝난다.


촉각까지 사라진다면… 

오감이 모두 사라진다면


결국 마지막 식스센스, 육감 하나만 가지고 삶이 지속될 것.

어른은 그렇다 쳐도 과연 갓난 애기가 오감 없이 생존할 수 있을까?


본능적으로 어미의 젖을 빨고 성장해서 성인이 되어 번식을 한다…

이게 가능할까?


오감을 가지고 있다가 빼앗긴 사람과 날 때부터 외부로부터 어떤 자극도 받을 수 없는 아기는 다르지 않나.

결국 육감이란 건 오감 중 하나라도 살아 있을 때 보조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하……


오감이 모두 차단된 상태로 삶은 지속될 수 있나?

이완 맥그리거 형, 대답해 봐?

당신은 뇌가 전달해주는 추억만으로 살 수 있나요?


오감이 모두 정상치 안에서 작동하는 한 청년은,

그 오감을 동원해 지난 날의 추억을 뇌에서 검색해 감상합니다.


고맙습니다. 나의 감각기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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