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11 이태원 테드(TEDx) 행사, 소문난 잔치에서 느낀 허기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

비영리에 좋은 의도로 행사를 준비하는 테드 관계자 분들에게 굳이 서운하게 들릴 평가를 하고 싶은 맘은 없지만,
솔직히 내게는 소문난 잔치에 가 봤더니 입맛에 맞는 찬이 없어 숭늉 좀 먹다 돌아온 격.
1회당 15분의 강연은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을 전달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애초에 주제에 관심이 많은 청중과 발표자가 한 자리에 모여 15분 동안 서로 얼굴을 트고 이후 자유 컨퍼런스 같은 시간에 직접 질의응답을 던지는 형태의 행사가 아닌가 싶다.
강의실에 앉아서 고개 끄덕이는 한국식 수업과 태생 자체가 다른 게 아닐까 추정.
행사 전 아이스브레이킹이 새내기 새로배움터의 자기소개 수준인데, 대학생들이 진행한다는 점에선 이해할만하나 나랑은 안 맞군.
허나 행사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내가 피하는 것이 맞을 것.

의전의 어려움

코엑스 3층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TED 행사.
왜 외부 음료수는 반입이 안 된다고 했을까?
추측컨데 글락소 워터를 기념품으로 주는 코카콜라와 후원 계약을 맺었나 보지.
비영리 단체에서 영리기업의 후원을 얻어 진행하면 몇 가지 의도하지 않은 제약(계약사항)이 생길텐데 이것이 그것?
허나 애초에 비영리 행사라면 영리 기업의 후원 때문에 이런식의 제약을 가해도 되는걸까?
내가 코카콜라 행사에 초대되었는데 칠성 사이다를 들고 갔다해도 이런 느낌이 들었을까?
의전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 행위의 정수이자 절정이라는 이야기가 따오른다.
웹의 사용자 경험 역시 의전의 일종아닐까?
맘 안 상하게 하는 것. 이를 넘어 편안하게 하는것, 다시 이를 넘어 만족시키는 것. 
마지막으로 황홀하게 만드는 것. 
이것은 얼마나 어려운가. 
상대를 알고 나의 한계를 알고 그 장소와 시간에 대한 이해까지.
인간과 시공간의 이해가 없이는 어려운 일
무척이나 우스운 일에 맘이 상하는 사회적 동물, 인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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