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기록, 일어서다.

이 글을 감상 카테고리에 적을지, 운동 카테고리에 적을지 순간 고민했다. 내게 서핑이 어떤 행위인지.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적합한 카테고리가 달라질 것.

꾸준히 체력을 단련하려는 목적이라면 운동이고, 새로운 레저 활동으로서 체험의 하나라면 감상 일거다. 

잠깐 고민한 내 선택은 운동. 한번의 레저로 끝내지 않고. 드문드문이긴하나 꾸준히 즐기지 않겠나. 물과 친해지는 연습과 함께. 몸에 힘을 빼는 연습. 나 외의 대상, 여기서는 파도와 어우러지는 연습. 이런걸 꾸준히 이어나가는 운동이어야지 않을까 싶다.

사설이 길었다. 일생 세번째 서핑 강습을 들었고. 첨으로 일어섰다.

‘자본주의 파도’라는 적절한 별명을 가진, 인공파도 풀 덕분이지 않을까. 정확히 어떤 요소가 가장 크게 작용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처음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을때와 같더라. 그냥 안 되다가, 어느 순간 몸이 익으니까 그냥 된거다. 무슨 불쏘시개가 작동했는지 구체적인건 모르지만. 여튼 계쏙 때우다보니 100도가 넘어 끓게 된 셈.

여튼 일정하고 안정적인(파도한테 안정적이라 하니 웃기지만) 자본주의 파도 + 먹어도 짜지 않은 민물 덕분에 바다 서핑보단 한결 수월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단 한번에 테이크오프(맞나?) 성공.

1시간 남짓되는 시간동안 10번쯤 탄 것 같다. 성공률은 대략 80% 선. 그것도 예전처럼 타자마자 고꾸라지는 건 한번도 없었으니. 강습 후에 강사 분한테 레벨 2로 넘어가도 좋다는 말을 들었다.

어찌보면… 파도를 타고 이륙(테이크오프)하는데 5년이 걸렸다.

1 thought on “서핑 기록, 일어서다.”

  1. 서핑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방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본다.

    1. 처음에는 그냥 무조건적인 복종이 필요하다. 이유가 뭔지 원리가 뭔지 따지지 않고 일단 그 동작을 몸에 익혀야 한다. ‘패들 – 푸시 – 업’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고 그냥 몸에 익어야 한다. 엉뚱하게 나 스스로 일어서고 균형 잡겠다고 하면 정석을 배울 수 없다. 서핑 시조가 만들고 천재들이 다듬어 놓은 교본을 뛰어넘지 말 것.

    2. 몸에 동작이 익어 기계적으로 나오게 되면, 연습할때 왜 이런 동작을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세세한 판단을 통해 자가 교정을 해 나간다. 푸시를 할 때 왜 앞을 봐야 하나, 업을 할 때 발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두는게 더 나은가 등등.

    선 복종, 후 의심

    선복후심

    응답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