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남면 가경주 마을_5박 6일 어케이션 후기_1. 내게 적합한 프로그램일까?

어떤 프로그램이지?

https://www.instagram.com/p/C_ALdW0yYQP/?img_index=1

  • 일정과 장소: 5박 6일간, 태안군 고남면 가경주마을 일대
  • 대상
    • 어촌으로 돌아가거나(귀어) 어촌에 정착하려는 이들이, 일시에 귀어하기엔 부담스러우니 어촌 생활을 1주일가량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
    • 당장의 귀어, 귀촌 계획이 없더라도 진지하게 어촌을 체험하고 언젠가 어촌에 정착하거나. 관련사업을 하거나. 주기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은 사람.

내게 맞는 프로그램일까?

이런 국가/공공 지원이 들어간 프로그램은 거의 무조건 TO보다 신청자가 많다. 하루 숙박비도 안 되는 10만원으로 5박 6일 숙식과 체험비가 전액 지원되므로 어케이션도 마찬가지.

고로 지원서를 잘 써야한다. 고남면 어케이션도 1기 경쟁률이 얼추 10대 1, 2기도 5대 1정도에서 조기 마감했다고 들은 듯.

하지만 원데이 클래스나 1박 2일짜리 짧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지원서를 잘 쓸 걱정을 하기보다 애초에 내가 이 프로그램에 맞는 사람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만약 기획력과 자소설 작성 능력이 탁월해 선발됐다해도, 일주일 간 안 맞는 옷을 입고 편하게 즐길 수 있을까? 어케이션은 ‘정부지원 받아 싸게 놀러가려는 사람’과 ‘어업학교에 등록해 바로 귀어하려는 사람’ 사이의 중간에 있는, 그 넓은 공백을 매우려는 프로그램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2기 참여자는 모두 어촌에 관심이 있고, 귀어에 어느정도 생각 있는 분들이었다. ‘글쓰기에 자신 있어 지원서 잘 썼고, 붙을 줄 알았는데 떨어져 전화로 문의해 추가 합격했다’는 분도 있었다. 그만큼 대상에 적합한지, 진정성을 기준으로 보았을 듯.

‘지원 받아 싸게 하는 여행’으로 생각하면 아마 스스로 일주일을 못 버티거나 몹시 실망할 것. 예비 귀어인 코스프레도 하루이틀이지. 일주일 내내 어촌 이야기를 나누는 데 자아가 분열되지 않을까?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어촌에 관심있다면 Try!

2기 참가자 중에는 지역 발전 산업 관련 종사자도 있고. 일찍 퇴직하고 정착지를 고민하는 분도 있고. 머지 않은 퇴직을 앞두고 태안군 내에서 현실적인 정착지를 고민하는 분도 있었다.

반면 그냥 어촌이 좋아서, 재밌어서인 분도 있었고. 너무 무겁게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도 생각지 말고. 어촌에 관심있다면. 5박 6일 간 대학생 시절 농활 비슷한 체험한다 생각하고 지원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갑자기 잡담_농활은 뭐의 줄임말일까?

여기서 어떤 답변이 나오냐에 따라 학번이 갈리는데, 내가 아는 농활은 ‘농민학생연대활동’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농민 봉사 활동’으로 이해되는 듯.

학생이 농촌가서 베푸는 봉사가 아니라(실제로 봉사라기엔 농작물 망가뜨리거나 일손 효율 떨어뜨리기 같은 빌런 짓도 하는게 사실이고), 농민과 학생 간 만남을 통해 연대지점을 찾아나가는 건데.

애초에 개념 정의부터 다르니, 농활을 바라보는 시선의 간극도 너무 크다. 이제는 너무 많이 벌어진 간극을 딱히 수습할 수도, 그럴 이유조차도 없을 듯.

재밌게도 구글 AI인 제미나이는 ‘농민학생연대활동’이라 답하고, 클로드는 ‘농촌봉사활동’이라 답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