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물 공포증 가진 사람 중에 이걸 극복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수준까지 간 사람은 있어도. ‘물놀이를 엄청 즐긴다’ 수준까지 간 사람은 없었는데. 이번 어촌 체험에서 그런 분을 처음 만났다.
물 공포증 가진 이들의 명확한 공통점은 ‘어린시절 물에 빠져 죽을 뻔’했던 일화를 가지고 있다는 건데. 이 분도 마찬가지.
그런데 20대 초반에 이걸 극복하려고
- 월수금,화목 수영을 두개 다 끊었다. 그냥 일주일 내내 무조건 수영장에 갔다.
- 처음 한 달은 유아풀에서 얼굴 담그는 것만 반복 했다.
- 물에 얼굴 들어가는 게 무서워, 그거 익숙해지는 과정만 한 달 걸린 것.
- 당연히 아무리 초급이라도 얼굴 담그는 강습만 한달 하는 사람은 없다.
- 강사 분이 조급하게 진도를 올렸다면 아마 강습자도 포기했을텐데, 서로 끝까지 기다려준게 대단하다.
- 진짜 유능한 코치는 빡세게 훈련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선수마다 진짜 필요한게 뭔지 파악해 처방하는 사람이다.
- 이런 일화를 본 적 있다. 어떤 코치가 새로 부임해 팀의 에이스에게, ‘당신에게 현재 필요한건 추가 훈련이 아니라 휴식’이라며 일정 기간 쉬게 했다는 것.
- 더 빡세게 굴리면 결과가 안 좋아도 면피할 여지가 있다. ‘나는 최대한 빡세게 시켰는데 선수들 의지가 박약해서’ 등등.
- 반면 선수를 쉬게 하는 건 대단한 전문성과 자신감이 함께 필요한 처방이다.
- 그렇게 석달인지 몇달인지를 매일 물장난 수준으로, 하지만 물 공포증이 있던 그 분 입장에선 죽을동 살동의 심경으로 적응하고 나서
- 현재는 프리다이빙 자격증도 따고, 바닷가 체험할 때는 항상 물질을 하고, 이번에 어촌 체험 마을도 오게 되었더라.
‘수영을 몸에 익히는데, 청소년기도 아닌 다 큰 성인이 고작 주 2회로 가능한가?’라는 의문에 대해 스스로 답이 됐다.
결국 처음엔 양보단 질이다. 초기 압도적인 시간을 부어야 첫 계단을 넘을 수 있다.
물 공포증은 결국 극복할 수 있다. 다만 극복에 엄청난 각오와 지난한 과정을 돌파할 끈기가 필요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