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지 않는다는 것

<strong>철들지</strong> 않는다는 것책 제목 : 철들지 않는다는 것
저자 : 하종강
정가 : 9800원 (할인가 : 7840원)
출판사 : 철수와영희
출간일 : 2007. 06. 10

이제는 그런 구분을 그만뒀지만,

전에는 독후감 앞에 사 볼책, 빌려 볼책 하는 식으로 구분을 해 놨었습니다.

영화광이 별표로 영화 등급을 매기는 것과 흡사한데, 나는 ‘이게 사 볼 만한 가치가 있는가’라는 어찌보면 무자비한 잣대로 책을 나눈 것이지요.

그런 식의 나누기가 피곤하다 싶어 그만두고 나서도 변치않는 생각이 있습니다.

“세상엔 비록 내가 안 읽더라도 사 줘야 하는 책이 있다” 는 겁니다.

내게 어렵거나, 책 선물할 상대가 안 읽고 라면냄비 받침으로 쓸 것 같은 인물이라도… 꿋꿋이 사 줘야 하는 책.

88만원 세대나, 용산 재개발 이야기를 다룬 책이나, 지금 이 하종강 선생님이 쓴 책들이 바로 그런 책들입니다.

책을 구매하는 것이야 말로 저자에게 가장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일입니다.

(물론 ‘이 작자가 무슨 정신으로 썼는가 보자’싶어서 구매하는 예외도 있습니다만)

내가 지지하는 저자의 책이 더 나와야 한다고 생각된다면,

그게 설령 누구네 자취방 라면 냄비와 탁자 고임목으로 쓰인다 하더라도 구입해야지 않겠습니까.

‘철들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똑하고 영리해서 제 앞가림을 너무 잘 한다면 어떤 사회가 올까요?

가끔 제 후배들이 너무나 빨리 철들어버린 채 저를 ‘이상향 그리는 선배’쯤으로 바라볼 때면 이 책이, 그리고 하종강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철들지 않을 자신…

내게는 얼마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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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25일 첨언

예나 이제나 ‘나는 하종강에게 있어 노동자들보다 한 순위 아래다’라는 생각으로 한 걸음 뒤에 물러나 묵묵히 나를 지켜 보아준, 사랑하는 나의 안해 유명선에게 고맙다

– 책 머리에

이런 아내, 그리고 이런 아내를 만날 자격있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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