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아기공룡 둘리 아님!)

<strong>공룡 둘리</strong>에 대한 슬픈 오마주책 제목 :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저자 : 최규석
정가 : 8800원 (할인가 : 7350원)
출판사 : 길찾기
출간일 : 2004. 04. 15

드디어 공룡둘리를 소개할 시간이 왔군요!

몇년 전 대학도서관에서 하릴없이 이런저런 책을 보고 있을 때입니다.

반납된 책을 정리하는 커다란 탁자에서 요 책을 처음 보았지요.

도서관에 만화가 있는 게 신기해 냉큼 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여지껏 만화방과 도서대여점을 드나들며 숱한 만화를 봐 왔지만 그런 만화는 처음이었습니다.

아! 우리사회에 이런 만화가 한 명쯤 있어야 한다는 생각 절로 들게 만들더군요.

이런 만화가가 이런 작품을 그리기 위해선 내가 그 만화책을 사 주는게 최선의 응원일텐데… 그 응원이 출간일로 부터 6년이나 지난 후에 이루어졌군요.

‘이건 이전 만화와 다르다’는 생각을 한 적이 공룡 둘리 이전에도 몇 번 있습니다.

한 정의 일본 핵잠수함이 주인공인 침묵의 함대를 보며 느꼈던 전개의 놀라움이나

황미나의 레드문, 몬스터 등에서 느낀 주인공과 현장에 온 듯한 흡인력,

인간에게 기생하는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기생수를 보며 재밌고 철학적인 만화가 존재함에 대한 감탄.

이런 것들과는 또 달랐습니다.

노래로 치자면 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 쩍 달라 붙었다 떨어지는 장기하의 “싸구려 커피” 가 들려준 충격이랄까요?

이 책은 몇 개의 단편 만화 묶음집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사랑은 단백질’, 그 다음이 ‘공룡 둘리’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랑은 단백질’이야기 조금만 들려드리죠.

자취방 친구들이 야식으로 후라이드 치킨을 시킵니다.

치킨 값을 만들기 위해 돼지 저금통 배를 가르는데, 돼지 저금통이 실제 돼지입니다!

잠시 후 돼지와 닭이 치킨 배달을 옵니다.

알고 보니 배달 온 닭의 아들을 튀겨서 온 겁니다.

올해 8살인 내 아들 어쩌고 저쩌고하는 닭 사장의 넋두리에 아랑곳없이 닭다리를 뜯는(이 부분 섬찟하더군요) 자취방 친구 1인.

돼지 배를 갈라 저금통의 돈을 꺼내고 돼지가 자기 팔을 잘라 족발 배달하고 닭이 자기 아들을 튀겨 후라이드 치킨으로 팝니다.

글로 하면 천하의 몹쓸 쓰레기 전개인데, 이게 만화책에서 어떻게 멋지게 ‘싸구려 커피’로 변하는 지 확인해 보셔요.

아기공룡 둘리가 성장한 후의 이야기를 그린 ‘공룡 둘리’도 상당히 충격적인 전개로 이어집니다.

요것도 직접 확인해 보셔요~

이런 책은 안 읽어도 사 주는 게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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