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인’, 이병률. 바람의 사생활 中

견인

올 수 없다 한다

태맥산맥 고갯길, 눈발이 거칠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답신만 되돌아온다

분분한 어둠속, 저리도 눈은 내리고 차는 마비돼 꼼짝도 않는데 재차 견인해줄 수 없다 한다

산 것들을 모조리 끌어다 죽일 것처럼 쏟아붓는 눈과

눈발보다 더 무섭게 내려앉는 저 불길한 예감들을 끌어다 덮으며

당신도 두려운 건 아닌지 옆얼굴 바라볼 수 없다

눈보라를 헤치고 새벽이 되어서야 만항재에 도착한 늙수그레한 견인차 기사

안 그래도 이 자리가 아닌가 싶었다고 한다

기억으로는 삼십년 전 바로 이 자리,

이 고개에 큰길 내면서 수북한 눈더미를 허물어보니

차 안에 남자 여자 끌어안고 죽어 있었다 한다

세상 맨 마지막 고갯길, 폭설처럼 먹먹하던 사랑도 견인되었을 것이다

진종일 잦은 기침을 하던 옆자리의 당신

그쪽으로 내 마음을 다 쏟아버리고

나도 당신 품을 따뜻해하며 나란히 식어갈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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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줍잖은 소감을 덧붙이기 보다, 만항재에 대한 내용만 붙여넣어 둔다.

“정선군 고한읍, 영월군 상동읍, 태백시 혈동이 만나는 지점에 만항재라는 고개가 있다. 해발 1,340m로 포장도로상의 고개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만항재를 넘는 길은 414번 지방도. 고한읍에서 태백시로 가려면 이 고개를 넘어야 한다. 정상 부근은 지그재그 코스로 조심스럽게 운전해야 한다. 겨울철에 눈이 내렸다면 접근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만항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115831&cid=50392&categoryId=50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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