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의 잔기술

총평: 일본의 정규 교육과정을 높은 성적으로 이수하고 엘리트 직장인이 된 글쓴이의 경험을 담은 조언들. 아직 젊은 엘리트 공무원 출신에게 시대를 초월한 통찰을 기대할 게 아니라면. 충분히 값진 문구를 만날 수 있다.


할 일을 이것저것 쭉 쓰다보면 ‘완수해야 하는 일’만 늘어날 뿐이다. 그리고 이것은 ‘완수하지 못한 일’만 나열된 리스트가 되어 진절머리가 나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이건 하지 않겠다’를 명확하게 정하는 편이 낫다.
오늘은 바쁘다 -> 오늘은 인터넷 서핑을 하지 않겠다
이번 주는 바쁘다 -> 이번 주에는 술자리에 참석하지 않겠다
이와 같이 ‘하지 않을 일’을 확실히 제거하는 편이 지금 해야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지금 해야 하는 일에 초조해하지 않고 담담히 대응할 수 있다.

가끔은 지금 더 중요한 일이 뭔지 헷갈릴 때가 있다. 그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어렵기도 하고 결과적으로 틀리기도 한다.
그런데,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거의 변함이 없다. 술 마시지 말고 담배 피지 말고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지 말고 등등등. 피해야 할 규칙은 일생동안 크게 바뀌지 않는다.
업무도 마찬가지 아닐까. 쓸데 없이 업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요소는 아마 뻔하겠지. 업무도 루틴화되지만 나쁜 버릇도 루틴화 된다. 결국 모호한 좋은 일을 더 많이 하는 것보다, 확실한 나쁜 일을 더 적게 하는 게 최종적으로 효율적일 수 있겠다.
상위 3분의 1내에 계속해서 속해 있는 것이 결과적으로 1등이 된다. 
사실 나도 ‘결과적으로 1등’을 한 번 해본 적 있다. 도쿄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시험 한 번으로 1등이 된 것이 아니라, 모든 시험에서 ‘상위 3분위 1’에 계속 들어간 결과였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상투적인 비유가 있다. 뻔하지만 너무 잘 들어맞는 비유라 여러번 쓰이게 되고, 그래서 뻔하게 된 거다. 그래서 뻔한게 중요한 거다.

이 책을 통해 글쓴이는 ‘엘리트’는 어떤 사람이며 엘리트는 어떻게 일하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결국 프로는 장기적으로, 특히 중요한 순간과 위급한 순간에도 일정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호시절에는 잘 한다. 하지만 프로는 지옥에서도 성과를 낸다. 

아침에 출근해서 바로 일을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인터넷으로 뉴스를 읽거나 차를 마시거나 동료와 잡담을 나눈 후에 일을 시작한다.
‘업무 자체의 속도’는 물론이거니와 ‘착수하는 속도’ 또한 마찬가지로,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

일을 빨리 처리하는 법, 속도를 높이는 법은 다양할테지만. 아주 직관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빨리 시작하는 것!

변호사로 일하며 방송 활동을 할 때 내가 반드시 명심하는 것이 있다. 나는 어디까지나 변호사라는 사실이다. 변호사로 일하는 방송인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변호사다 라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되새긴다.

이러한 고집을 가지게 된 것은 여동생의 신랄하면서도 애정 어린 조언 때문이다. 동생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언니를 미인변호사라고 하나 봐. 그런데 그건 미인인 변호사라는 뜻이 아니라, 변호사치고는 미인이라는 뜻이니 잘못 받아들이지 마.”

그러고 보니 나는 그때 미인 정치가나 미인 복서는 있어도 미인 모델이나 미인 스튜어디스는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즉 그 직업이 여성적이지 않을 경우, 낮은 기대치가 공헌하여 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이다. 애초에 미인일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으면 아무리 미인이라도 엄청난 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는다.

자신의 경쟁력을 발휘할 시장을 어디로 삼을지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나의 경쟁력을 발휘하는 시장을 현명하게 선택한다.

자기 객관화를 멈추지 말 것.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