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 작가

모든 문제와 그 해법이 우리 안에 있다고 믿는 자기계발은 크게 두 가지 갈래가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하나는 ‘윤리적 자기계발’인데, 이 유파는 모든 문제를 게으름과 두려움, 수동성으로부터 찾습니다. 이 유파의 해법은 노력과 도전, 즉 능동성(자기 주도성)입니다.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좋은 예입니다. 

반면 ‘신비적 자기계발’은 모든 문제를 부정적인 생각, 상상, 느낌에서 찾으며, 그 해법은 긍정적인 생각, 상상, 느낌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 것이지요. ‘시크릿’이 좋은 예입니다.

사회적 변동에 따라 자기계발의 흐름도 궤를 같이합니다. 윤리적 자기계발은 주로 성공의 희망이 보일 때에 주목 받고, 신비적 자기계발은 개천에서 용 날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때에 주로 관심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호황일 때 윤리적 자기계발을 찾고, 경제적으로 불황일 때 신비적 자기계발을 찾습니다.

– 이원석

글씨가 문학입니까? 

연필로 쓰건 자판으로 치건, 문학은 글씨를 생산합니다. 허나 글씨가 문학은 아니죠. 

필카건 디카건, 카메라는 사진을 생산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사진은 대체 무엇을 담고 있는 것입니까?

– 노순택

제가 생각하는 쿨은 내가 누군가를 어떤 자리에 추천해야 할 때 나와의 심정적 거리에 따라 판단하지 않고 적합성에 따라 판단하는 태도예요. 

나에게 건방지게 구는 후배를 위해서도 내가 가진 기회를 나눠 줄 수 있는 태도, 거칠게 말하자면 사적인 윤리에는 관대하면서 사회적 윤리의 영역에는 엄밀한 잣대를 들이대는 태도인 거죠.

– 최규석

대한민국 사적 고민 일반에 대한 대략의 공통분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불확실성은 삶의 본질인데, 그게 완전히 없어지길 원합니다. 무서운 건 너무 당연한데 말이죠. 

그 무서움에 어떤 방식으로 맞서느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를 결정하는데, 많은 이들이 무서움 그 자체를 문제 삼습니다. 

무서움이 완전히 없어지길 원해요. 자궁 속 태아 이외에 그런 건 없는데 말입니다. 이처럼 두려움 자체를 문제 삼으니 늘 징징거리게 되죠.

– 김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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