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나 요즘 뷔페 플래너로 활동해!

좀 더 건설적인 삶을 가동하기 위해 두번째 직업을 가져야겠다 생각했어!

그래서 어제 이력서를 다섯장이나 인쇄했지

경력란은 가득 채웠는데 휴대폰 적는 자리가 어색하게 공란이라,

아예 그 칸 항목을 ‘홈페이지’로 바꾸고 내 홈피주소를 적어뒀지

후훗~  그리고 몇 군데 전화를 했는데,

어이쿠~~~

우리집에서 2분 거리에 있는 ‘영원한 사랑을 이어드리는 웨딩 알리앙스’ 에서 사람을 뽑네!

뚜루루루룽~ 전화를 걸었어

‘안녕하십니까, 구인광고 보고 전화드렸습니다!’

‘네, 지금 주말 아르바이트 자리 비어있거든요. 내일 아침 7시까지 나오실 수 있으세요?’

‘아, 네! 그럼 면접은…?? 면접은 안 봅니까?’

‘알바는 면접 안 보는데요’

‘엌$@##%   예, 아…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아침 7시에 뵙겠습니다!”

……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하기 위해 이력서는 이면지로 활용.  쉬리링~

영원한 사랑을 이어주는 웨딩 알리앙스의 중흥을 위해 내가 담당한 일은 바로,

뷔페 플래너얏!

식욕과 성욕과 행복은 서로 맞닿아있지!   고로 난 하루에도 수천명의 행복을 책임지는 뷔페 플래너!

수십가지 음식 중 어느 하나라도 떨어지면 고객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없기에 잠시도 멈출 수 없다

나는, 연회장의 뷔페 플래너이자 해피 서플라이! 직역하면 ‘행복 공급상’ 정도라 할까?

아~ 책상에 놓인 황토색 일당 봉투를 보니 내 첫 아르바이트 주급 받던 때가 생각나네

내 생애 첫 아르바이트는 신용대출 전달지 배포업!  고3 수능 마치고 같이 놀던 패거리랑 대구의 모세혈관 같이 뻗은 동네 골목골목을 돌았지.

그리고 첫 주급 받던 날. 내 친구 한 명은 받자마다 바로 중앙지하상가에서 32메가 엠피쓰리를 사면서 다 썼다는 것만 기억나고 내가 그 돈으로 뭘 했는진 모르겠다.

아항~~ 그걸보면 확실히 알바하면서 얻는 건 돈보다 경험이란거.

그 주급으로 뭘 했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내가 돌았던 골목들, 동네 개한테 물렸던거, 경찰과 동네주민들을 피해다녔던 거(뭐야 이거!) , 같은 대출 업체끼리 알력싸움 했던 거……  

크크~~ 이런거는 당시 주급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아남아 내 삶에 질소 인산 칼륨(비료의 3요소)이 되어 주는구나

아! 같이 일했던 친구들도 그 주급봉투를 보관하고 있다 그랬지… 나도 서랍을 뒤지면 첫번째 사회진입 티켓같은 그 봉투가 나올텐데……

이번엔 웨딩 알리앙스에서 한 수 배울 차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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