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주 상담 서비스를 소재로 한 AI와 프로덕트 이야기다.
이걸 사주궁리 카테고리에 쓰려니 적절한 글인가 싶다가도. 이 카테고리 소개글이 ‘AI가 판치는 불확정성 시대를 우짜든동 살아내기 위한 궁리’인 걸 보면 이보다 적절한 곳이 없다 싶기도.
업데이트하며 느낀 점을 기록해 둔다.
- 최고의 마케팅은 좋은 상품
- 바이럴 마케팅이라는 단어가 시장을 휩쓸던 시기가 있었다. 아니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 봐야겠지.
- 카톡, 인스타, 커뮤니티 사이트 같은 메시지 채널이 발달하면서 바이럴 자체가 쉬워진 것도 있지만.
- 일단 바이럴이 불 붙으려면 제품 자체가 좋아야 한다. 바이럴은 입소문인데. 내가 입을 털려면 내 입이 무안하지 않게 제품이 괜찮아야하는 것.
- 마케터는 무덤덤하게 생각하지만 기술자는 좋아하는 격언, ‘최고의 마케팅은 좋은 상품’이라는 말이 바이럴 마케팅 시대엔 꽤 먹힌다.
- 왜 제미나이 사주 상담이 좋은 ‘프로덕트’인가
- 제미나이 3.0 pro 프롬프트에서 사주풀이를 해보고, 적어도 내 수준의 해석은 완벽히 초월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 그간 5만원~10만원 내고 전업 상담가에게 받은 상담 퀄리티도 넘어섰다고 보는데. 이건 전업 상담가의 수준이 제미나이3 보다 못하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나는 그걸 평가할 사주에 대한 식견도 부족하고 분석 케이스도 소수다.
- 다만, 상담을 받는 소비자 입장에선 상담 콘텐츠의 질 외에, 제미나이가 가진 강점이 크다.
-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할 수 있고, 거의 무료에 가깝고(근데 제공자인 나는 유료임), 아주 빠르다.
- 콘텐츠에서 압도적 차이가 없다면, 제미나이가 프로덕트로서 가진 매력이 너무 크다.
- 80을 만드는데 20만큼 에너지가 들고, 20만큼 보완하는데 80의 에너지가 든다
- 지금 서비스 상태를 100으로 놓고 보면, 3시간 30분 걸려 만든 초도 제품이 이미 90% 완성도였다.
- 여기서 10%의 기능과 마감을 더하기 위해 9시간 이상 더 쓴 듯. 20대 80이 아니라 10대 90 법칙이 적용됐달까.
- 이게 상업용 서비스라면, 최후의 5% 정도 디테일 싸움에 엄청난 에너지가 들겠지. 역으로 말하면, 우리는 소비자로서 그 작은 디테일에 큰 돈을 지불하는 것.
- 바이브 코딩의 한계
- 당연히 디버깅에 한계가 있지만, 그 전에 쓰던 LLM 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잘해준다.
- 잘해준다는 말이 코딩 리뷰에 쓰기엔 너무 엉성한 표현인데. 진짜 잘해준다…
- 전의 LLM 은 디버깅하면서 기존에 잘 돌아가던, 혹은 내가 의도했던 다른 코드까지 지 멋대로 수정해 버리는. 일관성을 유지 못해 빡쳤는데.
- 제미나이 3은 나노바나나가 텍스트를 완벽히 이미지로 구현하는데서 보듯. 일관성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지켜준다. 완벽은 아니지만 거의 완벽에 가깝게.
- 최적화는, 개인이 비상업 목적으로 쓸 땐 별 상관없는 개념 아닐까.
- 일단 코드를 짤 줄 모르니 어디가 비효율적인지도 알 수 없다.
- 근데, 상관있나? 돌아가면 그만이지.
- 100명의 고액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거나, 만 명의 소액 소비자를 모았다면 당연히 문제가 되는데. 개인 업무 생산성 향상이나 취미라면 문제가 거의 아니다.
- 실행해서 100초 걸리는 것과 0.1초 걸리는 1,000배 차이조차 바이브코딩에선 큰 의미 없다.
- 다만, 이러다보니 내 코드가 비대한 형태라는 걸 자각할 기회조차 없는 게 문제긴 한데. 그게 진짜 문제가 되나?
- 당연히 디버깅에 한계가 있지만, 그 전에 쓰던 LLM 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잘해준다.
- 진짜 문제는 API 비용
- 무료 바우처 소진
- 제품이 바이럴 되다 보니
- 하루 2600회 상담(=API 호출)이 있었고
- 40만원짜리 무료 바우처는 3일 만에 소진
- 분당 호출 한도 제한
- 3.0 프로는 분당 25회가 한도, 지인에게 연락 옴. ‘뻗었다, 친구들이 고쳐달란다’
- 사주 상담의 퀄리티를 포기하긴 싫었기에 2.5 프로와 2.5 플래시, 2.0까지 고루 내부 테스트
- 당연히 2.5 프로의 상담이 제일 나았고, 3.0 보다 아쉬운 구석이 보이긴 해도 사용자가 체감할 정도는 아니란 판단에 3.0을 2.5 프로로 교체
- 좀 웃긴데. 사주 상담가도 용하다고 소문나면 사람이 몰려 1년도 기다리는데. 3.0 모델도 분당 제한에 걸려 사용자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비슷했음.
- 이대로 가면 비용이
- 계산해보니 3.0으로 상담하면 회당 50원, 2.5프로는 40원. 근데 3.0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회당 제한 때문에 쓸 수가 없음.
- 2.5 프로로 매일 2천회 이상 상담을 진행하면 API 비용만 월 150만원 예상
- 유료화?
- 사용자한테 직접 돈을 받는 순간(그게 커피챗 형태의 기부라도), 프로덕트 접근은 완전 달라져야 하기에 현재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음
- 애드센스 광고도 블로그 자체에 달려있는 거라 처음에는 사주 페이지에도 달려있었는데. 사주 랜딩 페이지 최상단에 광고가 너무 크게 나와서. 사람들이 체험하기도 전에 신뢰를 잃겠구나 싶어 제거. 가장 하단에만 들어갈 수 있게 변경.
- 애초에 제미나이3 사주 통변에 충격을 받고, 지인들에게 연말 선물 개념으로 만든 거라. 십여만원 수준까지는 버티다가 셔텨 내릴 예정. ‘불특정 지인(애초에 이 표현이 어색하지만)’ 선물로 십여만원이면 감내할 수준이니
- 플랜B
- 애초에 제미나이3의 통변 능력에 충격받아, 이걸 다른 사람도 경험해봤으면 하는 맘에서 시작한 거라. 모델 버전을 낮추기는 싫은데.
- 비용이 너무 초과돼 10만원으로는 안 되고, 요청은 들어오고, 2.5 플래시나 그 이하 버전으로도 어느정도 퀄리티는 담보 된다면.
- 2.5 플래시나 2.0 버전으로 계속 제공할지도. 이미 2.5 플래시 버전으로도 기존 온라인 사주풀이보다 낫지 않을까.
- 무료 바우처 소진
- 애드센스 광고 제한(중단)
- 홈페이지 트래픽이 갑자기 늘어나니 부정 유입이 아닌지 의심해서 자동으로 광고 게재 차단됨
- 재밌는 경험이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