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학과는 어제 오후 5시부터 두 시간동안 과방과 자료실 대청소를 벌였다고 한다.
신문방송학과 학생회장은 ‘이제 더 추워지면 물청소가 불가능 할 것 같아 대청소를 벌였다. 내 임기 마지막 청소가 될 것 같아 시원하다’ 며 쌓인 먼지를 학우들과 함께 쓸어냈다.
이번 대청소에는 창문, 탁자, 책상, TV, 컴퓨터, 책장……. 등 모든 과방 비품 정리 정돈과 바닥에 세제를 풀고 군대에서 소위 ‘미싱’ 이라 불리는 물청소를 실시 했으며 부서진 의자는 새 가죽 쇼파와 교체했다.
특히 교체된 소파에서 학생들이 자는 것을 우려하는 학과장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학생회장이 애를 먹었으며, 피곤해서 꼭! 드러누워 자야겠다 싶은 학우는 가죽소파 뒤편에 있는 분홍색 소파에서 예쁘게 누워 잠들 것을 부탁했다.
두 시간여의 청소가 끝나고 마련된 뒷풀이에서는 고단백질 종국이 여섯 마리 치킨과 익명의 미모 조교가 후원한 보리 음료로 노고를 달랬다.
종국이 치킨에서 제공되는 서비스 티켓은 이십삼년째 짝을 찾지 못하는 불우한 학우에게 조용히 건네지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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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기사 형식으로 보도자료를 만들었으니 한소리 미담란에 실어주세요.
여기까지는, 청소에 참여하신 분들은 수고 하셨고 신방인들은 우리 손으로 깨끗하게 만든 과방을 더욱 아끼고 보존하자였습니다.
까지만 쓰려 했는데….. 영상 편집 때문에 스튜디오에 와 보고는 사족을 붙입니다.
스튜디오 안에 빈 초콜릿 박스들, 녹음실 안에 조그마한 초콜릿 포장지……
스튜디오 내에서 취식물 반입금지라는 것을 누가 모를까요?
아마 밤 늦도록 작업하면서 누가 사 온 초콜릿을 서로 건네가며 격려하며 힘을 냈겠지요.
이 역시 아름다운 광경입니다.
허나, 아닌 건 아닌 것!
초콜렛 쯤은 괜찬잖아요. 음료수 쯤은, 과자 쯤, 빵 쯤, 떡볶이 쯤, … 이런식으로 가다 ‘사회대 지하 스튜디오로 간장 하나 양념하나요’ 라고 배달전화를 거는 날도 오겠지요?
강의실은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치우는데 왜 귀찮게 과방이나 스튜디오는 우리가 청소할까요?
답부터 말하죠.
권리와 의무입니다.
당신들은 과방과 스튜디오를 사용할 권리를 가지면서 동시에 관리해야 할 의무를 가집니다.
대학교 시험에 이런 문제를 내면 백지 내는 학생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만약 청소도 싫고 취식물 반입금지도 싫다면 당신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신방인들은 과방과 스튜디오에 대한 베타적 사용권과 자치 공간의 권리를 반납해야 합니다.
철저히 서류상 절차를 통해 이용해야 하겠지요. 어길때는 간단히 퇴실조치.
아니면 경상대 과방이 경상라운지로 바뀐것처럼 장소의 성격이 바뀌어야 겠지요.
분주함 속에서도 지켜야 할 보이지 않는 선을 팽팽히 당기며 여기서 줄입니다.
화창한 토요일, 대청소로도 쓸어내지 못한 씁쓸함을 담아서
당신의 스물 네 번째 연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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