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홈피를 보면 글 속에는 항상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아님 좋아하고 있는 것 같고, 주변에 여자들이 이렇게 넘치는데 왜 연애를 안 하는 거지?’ 라고 친구가 말하는군요
제 홈페이지 글 중 가장 말랑말랑한 ‘연못남’ 폴더에는 이런 문제점이 있더라고요.
순간 순간의 감정을 글로 갈무리해 두는 곳이 홈페이지인데, 그렇게 순간순간을 발췌한 글이 모이면 온통 그런 순간으로 가득찬 생활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또 다른 후배는 내 연못남 글을 보며 “누가 보면 참 사연이 많은 사람으로 알겠다”는 이야기도 해 주었습니다.
사연 없는 사람이야 어디 있겠냐만 연못남에게 조그마한 연못에 같힌 이야기 외에 뭐 대단한 사연 있을까요?
이것이 모두 남녀사귐을 머리로 하려는 작자의 한심함에서 빚어진 겁니다.
자가 진단의 가장 최근 판이지요.
머리는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연애질을 허하질 않으니 이거 참,
이성이 완전히 마비되거나 혹은 감성과의 싸움에서 지칠대로 지쳐 백기를 들어야만 몸이 움직이니……
이건 문제가 크지요.
연못남 폴더에 담긴 기록들은 이렇게, 머리로 연애하려는 청년이 벌이는 허들 경기의 기록입니다.
첫 번째 장애물도 넘지 못하고 철퍼덕 대는,
그러면서도 기대를 안고 다시 스타트 라인에 섰다 내달리는……
팍팍한 이 세상, 어쩌면 돈키호테 같은 이 청년, 저도 스스로를 응원하고 파요!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고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 소설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의 독백
자꾸 부딪히다 보면
내가 부서지든
당신이 부서지든
세상 어느 한 구석은 부서지게 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