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은 나의 첫 휴대폰 구입기가 될 뻔! 했던 이야기다.
이야기의 시작은 학생회장 선거 토론회에서 공언했던 휴대폰 구입을 실천하기 위해 움직인데서부터 시작되는데…
방금 우리과 홈페이지에 올린 글.
정말, 씁쓸한 하루다
—————————————————————-
정면돌파가 절실합니다!
선거전에 있었던 정책토론대회에서 02 강승태 학우가
‘학생회장이 된다면 휴대폰을 사겠냐’ 는 질문에 저는
‘당선된다면 사겠다’ 라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당선 직후부터 이에 대한 압박이 거세어져서 얼마 더 버티다간 암살당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까지 느끼는 요즘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 어제 휴대폰을 사려고 친구랑 시내 통신골목에 갔습니다.
이렇게 많은 상점들이 안 망하고 버젓이 간판에 불 밝히고 있는걸 보니 얼마나 많은 이용자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친구는 2년전 휴대폰 골목에서 나름 최저가로 폰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길래 조언자로 데리고 갔습니다.
모델 하나만 봐 놓고 가게를 10군데 정도 돌아다녀보니 가격대가 얼추 형성되더군요.
그래서 게중 젤 저렴한 집으로 가서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휴대폰을 구입했습니다.
서류 작성까지 마치고 나서 난데 없는 종업원의 한 마디.
‘그런데 마지막으로 손님이 현금으로 주셔야 할게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가입비와는 별도로 내야하는 개통비!!! 무슨 신용정보 조회랑 뭐시기어쩌고저쩌고!$#^$@ 여튼 2만원 달라.
가을에 서둘러 내린 이른 눈처럼 순수했던 저는 살짝 미심쩍었지만 일단 깨끗하게 거래 하기로 한거 깔끔하게 합시다~ 고 2만원을 냈습니다.
조언자로 데리고 갔던 옆에 친구 놈은, ‘아~ 요즘부터 그런게 생겨서 아예 있을지 모르는 불미스런 일을 방지하는군요.’ (후에서야 든 생각이지만 이 녀석이 내 친군지 업자 바람잡이인지…)
그리고 번호 개통을 위해 휴대폰 째로 맡기고 내일 찾아간다고 하고 명함을 받아서 집에 돌아왔죠
명함에 적힌 이름도 멋있었습니다.
‘김재홍 대리’
하지만 못내 미심쩍어 네이버 지식인 형들에게 물어본 결과
간단히 말해 사기! 휴대폰 판매업자의 마진 남기려는 수작, 수법의 클래식!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휴대폰에 관련해서는 정말 한 없이 순수하고 무지했던 저는 분노가 역류했습니다!
이것들이 장난치나! 신문값 육천원 때문에 서울 본사부터 우리동네 지국장까지 전화항의 페스티벌을 여는 나한테 2만원을!!!
KTF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무슨 자동응답만 들리고 홈페이지에 문의하니 접수됐단 소리만 하고 그 오밤중에 답변이 날아오길 기다릴 수도 없고,
크으으으~~ 너무 분해서 잠을 한참이나 설치다가 오늘 늦게 일어나서 결국 정걸진 교수님의 PR홍보론 수업도 첨으로 결석하게 됐습니다.
기왕 늦은거 도저히 이런 기분으론 수업 못 듣겠다 싶어 어제 휴대폰 산 집에 찾아갔죠.
아니, 그 전에 확실히 해 두기위해 KTF 대리점(판매점이 아니라 KTF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에 찾아가서 이렇게 말했죠
‘지금 고소하러 갈 생각인데 확실히 말해달라, 가입비 이외에 개통비라는 명목의 돈이 있느냐 없느냐’
KTF 직원은 제 말을 듣더니 그런거 없다고, 대신 여기서 그런말 했다고 말하지 말아 달랍니다. 다 같은 상권이라서 알려지면 좋지않다고
OK! 심증에 증거까지 갖췄으니 악덕업주 박살내고 내 2만원을 찾는일만 남았죠!
대리점에 가니 어제 저한테 2만원을 뜯어갔던 그 김재홍 대리님만 있더군요.
오갔던 대화를 간략하게 줄이겠습니다.
‘아니, 김재홍 대리님! 아무리 장사가 이윤을 남기는 거라고 해도 어떻게 신용을 팔수가 있습니까!’
-‘무슨말이죠??’
‘이미 다 알아보고 왔습니다. 무슨 개통비 2만원입니까!’
-‘아니, KTF에서 일하는 애들도 사실 잘 몰라요, 걔들 다 알바^%#@$^%@ 사실 휴대폰에 부가가치세 붙어 나오는데 그거 명목’
‘아니, 대한민국 공산품 중에 부가세 안 붙어 나오는 제품이 어딨습니까, 방금 한 말 법적으로 책임 질 수 있습니까, 녹음해도 괜찮겠습니까!’
-‘아니, 녹음하려면 하세요 그런데 저희는 손님한테 마진 없이 팔고 무료통화까지 넣어드리는 거거든요!$@#@!#’
‘긴 말하기 싫고 2만원 돌려주시고 계약서 주세요’
결국 2만원 돌려받고 계약서는 그 자리에서 8등분으로 찢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진짜 하고 싶은 말 한마디 했죠
‘어제 많이 돌아다녔는데 여기 사장님이나 대리님 인상이 워낙 좋았습니다. 차라리 첨부터 2만원 정도는 마진이 안 남는다고 솔직히 나오셨으면 좋았을 거 아닙니까! 왜 정면 돌파를 안 합니까!!’
따지러 간 자리에서도 서로 얼굴 붉히거나 맘 상하는바 없이 말로 다 해결이 됐으니 마무리도 깔끔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어제 받았던 명함은 되돌려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정중히 돌려주고 언제 어떻게 다시 볼지 모르니까 오늘은 좀 서운한일로 왔더라도 다음엔 좋은 일로 보자고, 오늘 영업 많이 하시라고 하고 나왔습니다.
엊저녁 맘 같아선 진짜 신고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라 다행이다 싶었죠.
물론 제 뒤에 있을 앞으로의 잠재적 피해자를 위해서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만, 휴대폰 판이라는곳이 이미 그렇게 더러워져 있더라고요.
어느 목사님이 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홍수가 지면 물은 많아지지만 정작 중요한 우리가 마실 물은 구하기 더욱 어려워 집니다’
휴대폰 시장이 커지면서 사업자는 우후죽순 인산인해 통신골목 간판이 불야성을 이르지만 정작 믿고 살 만한 가게가, 소비자의 갈증을 해소해 줄 생수와도 같은 가게는 없단 말입니까!
대체, 정면 돌파를 모르는 이들이 왜 이리도 많나요!
자기이름 석 자를 돈 2만원에 신용이랑 같이 팔아버리는 근시안적인 세일즈맨이 무슨 큰 세일즈를 하겠습니까! 게다가 이름도 우리 교수님이랑 같으면서.
에스프레소 원샷 한 것처럼 하루 종일 씁쓸하지만,
세상살이 정면 돌파 해 나가라는 소중한 배움 하나 얻어가는 날이었습니다.
공언했던 휴대폰 구입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이번주내로 반드시 구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독촉은 생명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