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케익의 달콤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작년 하반기 시작할때 쯤, 환희에게 썼던 편지
엠바고(보도기간 유예)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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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케익을 함께 하기로 했으나, 요즘 내가 사춘기를 겪으며 사인 그래프의 최저점을 찍고 있는 형국이라 날짜를 기약하기 어렵다.

한 테이블에서 치즈조각을 나누기 전에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있어 키보드를 톡탁인다.

말보다는 글이 더 정제되고 정리되며 기록할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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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는 PD가 되고 싶어 합니다.

실물보다 사진이 좀 못 나와서 그렇지 카메라도 잘 받으면 김아나운서 감인데…

자, 그럼 어찌하면 PD가 될까요?

메이저라고 불릴만한 방송사 pd는 일 년에 20명을 채 뽑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희는 오만과 당당의 경계에서 줄넘기하는 아이라 개의치 않죠!

경쟁률은 의미 없습니다.

되느냐 안 되느냐의 50대 50입니다.

환희는 부모님의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혹은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위해 시사상식 스터디를 시작합니다.

어느 날, 도서관에 가방만 던져놓고 놀러 다니던 선배들이 밥 먹자며 불러내 그런 환희의 소중한 과업을 만류합니다.

참, 중요한 건 밥 먹으러 가자면서 실제 밥값은 각자가 냈더랬지요.

그 때 입으로만 떠들던 선배들의 말을 꼭 정리해주고 싶어서, 놈팽이선배 1이 분연히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치즈케익이 왜 단가? 에 대한 답변입니다.

대단한 이야기가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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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 형과 태국 배낭여행을 떠났던 시절,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방콕에서 서울 mbc 공채공고가 떴다.

형수형과 나는 자기소개서에 쓸 만한 이야기를 궁리했다.

PD..PD…dpdpp…

돌연 참신한 청년이 외쳤다.

-형, 이거 어때요? 그냥 말장난인데,

  PD니까 Pro Dreamer 인거지.

  보통 사람들은 AD. Amateur Dreamer.(원래는 Assistant Producer)

  보통 사람들은 꿈을 꾸는데서 그치는 아마추어 드리머,

  피디는 그 꿈을 실현시키는 프로 드리머!

  자신이 생각하던 꿈을,

  화면과 소리를 입혀 영상으로 실현시키고 세상 사람들과 그 꿈을 나누는 것.

  나의 꿈을 이곳 서울 MBC에서 실현시키기 위해 왔노라, 하는 거죠.

키 186의 신방과 골리앗 형수 형은 꽤나 흡족해 하며 자소서를 써내려갔고…

결국 일 년 후 전자신문이라는 전혀 엉뚱한 동네에 입사해 잘 살고 있다.

그래, pd의 사전적 정의든 개인적 정의든 그건 수사법의 문제고 핵심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pd는 퍼주는 사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양동이에 물이 많이 차 있어야 한다.

문학, 역사, 철학의 ‘문사철’

시간은 대부분의 것들을 파괴하고 다시 재생산한다.

그런 시간의 흐름 속에 살아남은 고전들은 존재 자체로 가치를 입증하지.

이메일 세상에도 우표붙인 지렁이 글씨 편지의 파괴력은 강력하다.

패스트푸드 세상에도  온 종일 우려낸 진국을 그리워한다.

… … … 추천하고 예를 들고 싶은데 딱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젠장, 패스트푸드독서 때문에

역사는 되풀이된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인간은,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자신의 물리적 수명을 뛰어넘어 사고하게 된다.

철학은 생각의 뼈다.

연체동물같이 흐물흐물한 말들은 생각의 근간을 이루는 척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문사철의 근본 바탕위에 영어, 학점, 시사상식, 글쓰기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부분은 언론고시 카페 근처만 가 봐도 아는 이야기니까 각설한다.

위의 모든 것들이 어느 경지에 오르면 그 다음은 운칠기삼이다.

형수 형이 말했다. (PD랑 기자 둘 다 돼서 신문사 간…)

최종면접까지 올라간 사람들의 역량 차는 종이 한 장으로도 비유할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돌 던져 아무나 맞은 놈 시켜도 관계없다.

그럼, 여기서 끝?

4년간 언론학을 공부하고, 적지 않게 들었던 언론인 강의와 그들과의 술자리경험으로 하나 덧붙인다.

언론인이 되는 사람과,

언론인이 되어도 좋을 사람은 다르다.

앞서 열거한 조건만 충족한다면 (7할의 운이 따른다면)언론인이 될 사람이다.

언론인이 되어도 좋을 사람은, 인간과 세상에 대한 따스한 호기심을 지녀야 한다.

그렇다,

옮거니!

그래서 치즈케익은 단 것이다.

저런 미생물 같은 것들을 따스하게 품어주며 먹었다 뱉었다 곱씹다 보면,

누린내가 구수한내로 바뀌며 그 고소하고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게 치즈다.

다 같은 곰팡이가 들어앉아도, 썩어버리는 사람과 발효되는 사람은 다르다.

그녀는 발효 쪽일 것이다.

믿는 다기 보다는 그리 알고 있다.

“치즈케익의 달콤함은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1개의 생각

  1. 다음 이 자식들!!!
    나의 작명 감각을 감히 스펨메일 따위로 의심하다니!!!
    이래서 네이버한테 밀려 만년 2위인거야

    개인이 짊어져야 할 몫까지 떠넘기진 말고,
    치즈케익쯤은 대접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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