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을 자리 없는 노량진 맥도날드에서

한 달에 한 번

‘레저휴가’라는 이름으로 주 4일 근무를 하는 우리 회사.

 

원래는 동작도서관에서 책을 보려 햇는데…

동작도서관의 정기휴무는 매월 2,4째 금요일…

앞으로도 레져휴가일엔 여기 못 온단 소리.

 

기왕 자전차 타고 나선 길.

앞바퀴를 노량진 쪽으로 돌려 쪼로롬이 내려왔다.

 

노량진이 나오고, 저 먼듯 가까운 듯한 거리에 금에 물 탄 것 같은 빛깔의 륙삼빌딩이 보여

그걸 쫓아 달려봤지만,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좌절.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릴 엄두가 안 나더라고.

인간의 두 다리가 동력원인 내 순수한 자전차가 저 불순한 내연기관들과 섞일 순 없지…

 

배가 고파 들어간 곳은 노량진 학원가의 맥도널드

우왕우왕~

전국의 공시생들은 맥도널드가 다 먹여 살리는 듯.

 

꽤나 넓은 매장인데 빈 자리가 없었다.

덕분에 상하이 스파이스 세트를 어메리칸 다이닝 식으로 서서 먹었다.

 

어떤 그녀의 손에는 ‘민주국사 9급’이 들려 있었지.

국사, 국어에 대한 청년들의 이해도가 높아진 건 공무원 열풍의 장점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 농담임…

모두가 역사 이야기를 4지선다식으로 풀어나갈 필욘 없지.

 

번듯한 학원부터 허름한 독서실까지…

20대 중반부터 겪기 시작하는, 아니 이제는 10대 후반부터 시작되기도 한다는 이 경쟁 대열은 우리 사회에 무얼 가져다 줄까?

 

적자생존? 변증법적 발전? 우수 유전자의 약진?

 

노량진 맥도널드의 감자 튀김은 이상하게 더 텁텁했다.

원래 감자는 그렇게 생기질 않았는데…

감자를 통째로 갈아서 비슷비슷한 막대기로 뭉쳐놨다.

 

그걸 거의 손 안 대고 버리고 나왔다.

감자야 미안해, 다음엔 통감자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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