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랬어요?
한가인은 엄태웅을 왜 찾아 갔을까?
십 몇년 전 이루지 못한 외사랑을 왜, 찾아갔을까?
의사 남편과의 불화로 생긴, 인연에서 오는 상처를 치유받고 싶어서일까.
논리학이나 수리학으로 풀 수 없는 감성의 영역인 듯.
선배랑 자면 안 돼?
한 가지 계속 걸리는 장면이 있는데.
대학생 한가인이 술에 취해 남자 선배랑 같이 집에 들어가고, 엄태웅이 밖에서 이 모습을 바라보며 좌절하는 장면이다.
엄태웅은 아마 이랬을테지
‘술 마시고 남자 선배랑 자는구나, 이제 내 여자는 못 되는구나. 망할 놈의 세상아~ 날 그냥 우리 동네 정릉으로 보내줘~~’
그냥, 아침에 기다렸다가 나오는 한가인을 보고 ‘어제 많이 피곤했을텐데 순대국밥이나 먹을래’라고 인사를 건네면……
현재 관객수에 루트를 씌워야겠지?
음… 네이버 평점도 극히 내려갔을 듯.
영화에서는 되게 친절하게,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그 장면을 보여준다.
한가인이 그 다음날 아침 남자 선배와 함께가 아닌 혼자 말짱한 모습으로 집을 나서 등교하는 모습을…
남녀가 자는 순간 연정의 추가 기울어져 버리는 이 장치, 영화 흐름에서는 당연한데 왜 이리 내겐 불편한 거냐.
어쨌든 멋진 개론 수업
군 시절에 봤던 연애소설, 번지점프를 하다, 클래식과 같은 반열에 올릴 수 있는,
보는 사람 아득하게 만드는 연애학 개론 대사로 임명합니다.
한가인 씨 당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