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 주기자
저자 : 주진우
정가 : 13500원 (할인가 : 12150원)
출판사 : 푸른숲
출간일 : 2012. 03. 29
경이로운 기자 주기자
나는 꼼수다가 대략 10회 안쪽으로 진행되었을때 처음 들었다.
트위터가 하도 나꼼수 이야기로 도배되길래 대체 어떤 건지 들어보자며 어플을 다운받아 하나를 듣기 시작했는데…
한 편이 두 편 되고, 두 편이 세 편 되고…
삼 일 연휴 내내 나꼼수를 들었다.
그 후 자전거 타면서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나꼼수 들으며 냇가를 달리는 게 내 주말 레저가 됐다.
나꼼수에서 캐릭터 들이 들려주는 고급 정보들은 하나 같이 놀라웠다.
대체 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는 건지.
그 중에서도 ‘일개’ 시사 주간지 기자인 주진우 기자가 늘어 놓는 이야기들은 너무 놀라워 영웅담처럼 들릴 정도였다.
이런 기자가 있나… 아직도
리영희, 조갑제, 주진우
주진우의 ‘주기자’를 내려 놓으며 독후감에 뭘 쓸지 고심하다 두 명의 기자가 떠올랐다.
한 명은 리영희, 다른 한 명은 조갑제
둘 다, 아니 셋다 기자로서 몹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기자로서 이런 격동 시대 현직에 있었다는 것이 축복일까 저주일까……
누군가에게는 축복이고 또 누구에게는 저주거나 별 상관 없는 일일테지.
조갑제 씨는 현재 조갑제 닷컴을 운영하며 진보의 돌팔매질과 보수의 비호를 함께 받는 인물이지만, 그가 현직일 때 수완 좋고 열정적인 기자였다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테지.
내가 들은 신방과 수업에서도 언급된 몇 안되는 기자다.
솔직히 감탄을 숨길 수 없다.
그리고 주진우,
기자들은 대중 매체를 만들면서도 대중들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는게 보통이다.
나꼼수, 그리고 책 ‘주기자’ 발간은 리영희, 조갑제만큼 대중들에게 이름이 크게 인식될 기자의 탄생을 알리는 티저 영상 같은 게 아닌가 한다.
돈, 권력, 명예. 모두를 가지려면 반드시 탈난다
이 3가지를 모두 가지는(그리고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일수록 후진 사회다.
왕정 시대를 봐라. 이 모두를 가지고 있다.
독재 시대를 봐라. 마찬가지다. 다만 왕정과 달리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간혹 우리 사회에도 이 3가지를 한 번에 가지려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무리에나 이런 사람들이 있는데 기자 직군 역시 예외는 아니다.
기자는 기본적으로 명예직이다.
감시하는 권력도 권력이긴 하지만, 이는 견제를 위해 쓰여야지 자신의 이권을 위해 휘둘러서는 안 된다.
기자들이 권력이나 돈을 가지려 할 때 탈이 생긴다.
반면, 이 둘을 넘보지 않겠다고 선을 그을 때 기자라는 직업은 강한 힘을 가진다.
이런 면에서 주기자는 강하다.
그의 현재 영향력은 이미 주요 일간지 기자 십수명을 합한 것보다 강력하다.
생활인, 그리고 월급장이로서의 안락함(아니면 타락)을 포기하고, 불편함을 무릎쓰고 기자의 명예를 취함으로서 대중이 부여하는 힘을 얻게 되었다.
어떤 기자가 될 것인가
주위에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이 꽤 있다.
공부한 것에 비해 월급 명세서에 찍히는 숫자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공무원처럼 웰빙 생활을 할 확률이 높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대중들이 알아주는 스타가 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무엇 때문에 기자가 되고 싶은 거냐.
이 책을 읽어보고 찬찬히 생각해 봐도 좋겠다.
크리스토퍼 허친스처럼 성역 없는 의심,
그것을 직업적으로 행하고 싶으냐.
—-아래는 5월 19일에 업데이트 한 독후감——-
삶의 초필살기, 남한테 덕 볼 생각 없다!
김어준, 주기자 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부분이 있는데,
묘하게도 TV 프로그램 ‘힐링캠프’에서 양현석도 같은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
바로, 남한테 덕볼 생각 없는 태도로 일에 임하는 것.
(양현석은 둘과는 좀 다르게 이를 협상의 자세 정도로 말하긴 했지만)
어떤 이권이나 권력으로 떡고물을 만들어야겠다 안달하면 약해질 수 밖에 없다.
일단 한번 먹은 뇌물은 트로이 목마처럼 때를 기다리다 숨통을 조여온다.
반면에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은 상대하기 가장 어렵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에 ‘무슨 검사가 돈을 안 좋아해’하며 뇌물이 안 통하자 난감해하는 대사가 나온다.
꼴통 기자 주기자는 기자가 무서운 게 없으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캐릭터다.
검찰, 경찰, 정치, 종교… 정말 건드리기 어려운 곳만 골라 건드리고도 아직 기자생활 지속하고 있는 걸 보면…
우리나라가 러시아 같은 곳이 아니라 그래도 주기자가 살아서 기사 쓰고 한다는 생각이 든다.
법 보다 총칼이 앞서는 나라였다면 아마 그 전에 망명을 신청하거나 큰 일이 생겼을지 모르겠다.
스폰서가 영 흥미가 없는 건 그 돈 안 받아도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불편하기 때문이다. 떡값이란 게 어마어마한 돈도 아니고 50만 원, 100만 원 수준이다.
그게 결정적으로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 그걸로 집을 산다든가 인생이 달라지고 그런 거 아니잖은가. 그런데몇 번 받았다간 언젠가 자기 인생을 걸고 스폰서 뒤를 봐줘야 할 때가 온다. 얼마나 찝찝한가.
– 61쪽
떡값이 얼마나 비경제적인지, 명쾌한 정의 아니겠는가.
허나, 이전까지의 사회는 떡값을 받아야 서로 뒷탈이 없는, 즉 떡값을 받는 것이 몹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행위였다면 이제부터는 떡값을 받아 마지막까지 잘 사는 게 로또 1등 당첨보다 어려운 사회로 만들어야겠지.
주기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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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자 글이 명문은 아니라는 소리가 있는데, 요리법보다 앞에 서는게 요리 재료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