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신청 소요시간, 한 시간 vs 오 분

1. 

4년 전쯤, 신한은행 전세자금 대출을 받았다. 회사 옆 커피빈 매장에 앉아 각종 대출 서류에 사인하는데만 꼬박 한시간이 걸렸다. 대출상담사 분을 만난 시각과 헤어진 시각을 재보니 딱 만 한시간이었다. 만약 서류마다 설명 다 듣고 숙독 후 사인했다면 네시간은 족히 걸렸을 거다. 그런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다. 심지어 한시간 사인을 위한 사전 서류 발급 작업만으로 미리 하루 휴가를 써야했다.

2.

지난 주말, 카카오뱅크 전세자금대출 신청을 했다. 측정도 안 해봤지만. 대략 5분 걸렸을까? 카카오뱅크가 내 시간을 얼마나 많이 줄여준걸까. 내 소중한 연차는 물론이고.

3. 

카카오뱅크 전세자금 대출이 나오기 전에 기성 은행이 자발적으로 이런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을까? 가정은 무의미하지만, 기성 은행 입장에선 굳이 그럴 필요가 없기에 아마 영영 나오지 않았을 것.

4. 

참, 대출 이율 낮추기 위해 거는 각종 족쇄들. 자동이체 몇건, 월급여 이체, 신한카드 사용실적, 최소 금액과 유지기간이 있는 적금. 이런 것도 없다.

5. 

나 한명에게 가져다 준 편익이 이정도인데, 전국 전세자금대출 이용자가 누리는 편익은 어느 정도일까. 이미 세상은 꽤나 많이 발전해, 세상에 없던 걸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어지간한 건 다 있으니. 전에 없던 편리함을 만드는 것 만으로 충분히 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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