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월, 지금 가장 힙한 곳이라면 성수. 거기의 어떤 게 힙함을 만드는 건지 찾아보려 떠났다.
피치스 보단 스모킹 타이거스.
피치스는 ‘자동차 마니아를 위한 패션 브랜드’를 표방하나. 정작 피치스 도산에 들어가보면 자동차는 이 공간의 주인공이 아니라 전시물에 불과하단 생각. 진짜 자동차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공간일까 의문이 들었다. 진짜 자동차 마니아를 타겟팅한 건 아니란 생각.
스케이드보드나 서핑 같은 특정 레포츠나 분야를 위한 브랜드도 대중화를 위해선 좀 더 밍밍하게 물을 타야 하잖아. 자동차 브랜드를 표방하는 피치스도. 자동차로 보여줄 수 있는 트렌디한 느낌만 차용한 건 아닐지. 적어도 이 공간에서 만큼은 골수팬보단 성수를 찾아오는 힙한걸 원하는 이들에게 맞춘 공간이 아닐까 싶다.
차량이나 소품은 차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아는 척 몇마디 설명해 줄 수 있을 만큼만 배치된 느낌. 애초에 진짜 자동차 마니아라면 그냥 차고지 같은데 가서 뜯고 놀거나 서킷 가서 달리고 있겠지.
단, 피치스 안에 스모킹 타이거스 섹션은 완전 다른 인상을 주더라. 술과 담배가 있는 곳이라 그런가. 조명과 음악 만으로 완전히 공간이 분리되는 느낌. 여긴 다시 한 번 와서 술을 진탕 마셔보고 싶은 느낌.
동대문과 창신, 마장동과 성수. 옆동네 밸류체인.
창신동에서 만들고 동대문에서 도매로 판다. 마장동 우시장 부산물인 가죽으로 성수동에서 가죽 수제화를 만든다. 글로벌 밸류체인 시대에 아직도 옆동네 밸류체인이 유효하단 점에서 재미나다. 그리고 옆동네의 경쟁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점도.
트렌디의 필수요소는 뭘까?
활용도 면에서는 정면을 바라보는 반듯한 건물이 더 좋을텐데. 정작 핫플레이스 음식점은 삐딱하게 바라보는 건물이더라. 더 재밌고 들어가보고 싶게 만들더라. 나음보다 다름. 근데 그 다름의 포인트가 매력적이냐… 뭐가 트렌디함을 만드는 건지는 좀 더 고민해 보자.
https://www.esquirekorea.co.kr/article/61588
Q. 스토리텔링이나 콘텐츠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멋이다. 무조건 멋있어야 한다. 아무리 유명한 브랜드나 인물이라도 멋이 없다면 하지 않는다. 어떤 결과물이 공개됐을 때 내부적으로 ‘이건 진짜 멋있다’고 평가한다면 성공이다. 대다수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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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스 도산이 뭔가 나랑은 온도가 딱 맞진 않다 싶었는데. 피치스 대표 인터뷰를 보고 실마리를 찾았다. 깊이에 대한 강박 비슷한게 있는 나는, ‘직관적으로 멋있음’을 추구하는 피치스와 딱 맞기는 어려울 것. 또한 피치스도 나같은 애들까지 포괄하려 한다면 실패할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