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대로 살까? 결정론 vs. 운전론

“다 자기 팔자다”

일반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사주팔자에 대한 가장 유명한 관점이다. 어느정도 체념이 섞인.

그럼 사주를 공부하는 사람은 사주에 의해 한 사람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믿을까? 여기저기서 배운사람들 귀동냥을 해보니. 명리학 학파마다 조금씩 다르더라.

어느 곳은 결정론이 8할이라는 곳도 있고, 또 다른 곳은 그 반대로 2할 남짓이라는 곳도 있다.

다만, 어느 학파건 문자 그대로 완벽한 결정론을 주장할리는 없다. 그렇다면 인간의 모든 앞날이 한치의 틈도 없이 짜여져 있다는 건데. 그런 식이면 인간의 노력이란게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명리를 통해 나아감과 물러섬을 고민하는건 또 얼마나 하찮은 소꿉장난이 되는가.

‘운명’이란 단어에서 운은 운전할때의 그 운이고, 명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명령처럼 내게 주어지는 것이다. 즉, 명을 받들어 본인이 적절히 운전하며 만들어 가는게 운명이다. 명리는 어떤 명이 언제 내려오는지, 그 명령서를 받아들고 내가 물러나는게 좋을지 나아가는게 좋을지에 대한 이치를 궁리해 보는 기술이고.

좋은 사주, 나쁜 사주, 남편 잡아먹을 팔자, 거지 팔자. 이런식으로 단선적으로 답을 내버리면 명리 장사하기는 참 쉽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명리가 말하는 기운은, 시기마다 드나드는 일종의 화학적 에너지라고 봐야한다.

어떤 기운은 특정 시기에 들어오면 독이다가 또 어떤 시기엔 약이 되기도 하고. 내게 독인 기운이 남에게는 약이기도 한. 그러다가 또 어떻게 그 사람과 내가 엮이면 화학작용으로 칵테일 효과가 나기도 하는.

파도처럼 끝없이 내게 손을 뻗치며 들고 나는 시기별 기운을. 어떻게 쓸건지 궁리하는게 명리.

결정론 보단 운전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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