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엔 스파크, 이번엔 아이오닉5. 해치백이란 것만 같고 크기도 구동방식도 완전히 다른 차로 오토캠핑을 재개했다. 딱히 이유는 없다. 혼자서도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시간 보낼 취미가 필요했을까.
얼추 예산
7년 전에 쓰던 캠핑 용품을 팔고, 남은 것은 캠핑용품이 아닌 실내용품으로 쓰게 됐으니. 아예 모든걸 다 새로 세팅했다. 현대자동차 사면서 생긴 포인트 60만점 포함해 얼추 100만원 조금 넘게 들었네. 역시 자주갈게 아니면 모텔 호텔이 최고의 가성비는 맞음. 그래도 기록해 둬 본다.
- 렉타 타프 L사이즈, 540*440 크기. 키즈미라는 뭔 첨 들어보는 브랜드인데 현대포인트라 그냥 구매. 35만원대.
- 3~4인용 원터치 팝업 텐트. 예전에 2~3인용 패스트캠프 썼었는데, 그 회사 원터치 텐트 팔아서 많이 발전했더라. 타프치느라 용쓰고 나니 텐트는 원터치라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앞으로도 굳이 텐트는 딴거 안 살 듯. 7만원
- 알피쿨 N50, 전기차랑 연결해 떠날때부터 캠핑장 돌아올때까지 계속 전원을 연결해두려 했는데(심리스한 냉장 환경 구축). 귀찮고 음식도 별로 없어서 그냥 캠핑장에서만 연결해두었다. 35만원대.
- 에어매트, 정확히는 차박용 자충매트. 세상 좋아졌다. 펌프질 안 해도 되고. 텐트건 트렁크건 그냥 이 위에서 자면 잠자리 해결. 10만원.
- 테이블. 과거 쓰던 콜맨이랑 비슷한 형태로 체결하는 롤테이블 구매. 이래서 첫 경험이 중요하구나. 10만원.
- 토치, 장작, 숯, 화롯대, 릴선 등등 10만원
여기까지만 해도 107만원이네. 실제 잡다한거 몇개 더 고려하면 120만원 정도는 초기 세팅에 들어갔네. 50리터짜리 이동식 냉장고가 가장 오버스펙 아닌가 싶은데. 또 한여름 캠핑 생각하면 저게 가장 극강의 만족감을 줄지도.
그리고, 캠핑장에 도착하고 나서 깨달았는데. 의자도 휴지도 안 가져왔더라. 어쩔 수 없지. 다음에 가져와야지. 그냥 박스 뒤집어서 앉았다.
전기차 오토캠핑의 장점
‘디지털 룸미러’의 용도를 드디어 확인함. 해치백 스타일이라 트렁크에 캠핑 용품을 가득 실으면 당연히 후방 시야가 없어진다. 이걸 디지털 룸미러로 해결.
‘유틸리티 모드’로 차량 내에 에어컨을 켜 놓으면 타프 치다가 시원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음. 있긴 한데 실은 그렇게 안 하게 된다. 캠핑장은 대개 가만히 있으면 바람 부는 서늘한 곳이 많아서.
예상 외로 V2L은 조선 캠핑장에선 별 쓸모가 없다. 워낙 전기를 공급하는 캠핑장이 많으니, 딱히 차에서 전기를 끌어쓸 일이 없다. 거의 캠핑장 표준인 전력량 600W 제한을 넘어가는 무언가를 써야할 때 필요할수는 있는데. 그러려면 대체 얼마나 더 초호화 문명의 이기를 들고 다녀야 하는가.
청옥산 오토캠핑장 401호 사이트, 세팅 시작 전. 새로 산 타프 치는데만 근 30분 소요. 이래서 되겠나. 다음엔 10분 내로 끊어야지.
라지 타프는 그렇다 쳐도. 50리터 거대한 냉장고는, 언젠가 친구들을 캠핑에 초대하면 빛을 발하겠지…
아직은 딱히 테트리스할 필요 없는 장비 세팅. 50리터 냉장고만 아니면 뒷좌석 폴딩도 필요없을듯 한데. 아쉽다. 미니멀을 지향하는 건 아니니. 좀 더 지켜보자고.
캠핑 저녁은 프로테인 온리로 간다. 역시 돼지고기가 최고시다. 파채 없으면 느끼해서 350그램 쇠고기도 다 못 먹을 뻔.
캠핑이란거 참 웃겨. 불편함 자체를 인정하고 만끽하는 행위여야할텐데.
하다보면 야외에서도 얼마나 안 불편할지 궁리하는 취미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