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 일정: 24년 9월 2일~9월 3일, 1박 2일
- 날씨: 늦은 저녁부터 아침 7시 철수할때까지 비가 오락가락 내림, 바람 없음
- 가격: 비수기 1만 4천원, 전기/주차요금 별도로 안 받음. 역시나 극강의 가성비.
- 기타: 일반쓰레기+음식물쓰레기봉투 합해서 800원. 현금으로만 구매 가능.
- 국립공원 휴양림마다 구매 수단 정책이 다르다. 사기막 야영장은 카드만 받고, 여기는 현금만 받는다. 장기적으론 카드 only로 가지 않을까.
- 어차피 휴양림 예약을 인터넷으로 해야하는데. 카드 안 쓰는 예약객 수는 극히 적을테고. 고령자나 예외적인 경우엔 몇백원짜리 봉투 그냥 드리는게 운영 측면에서 더 나을 것.
명당 사이트는?
여기는 특이하게 ‘하단 야영데크’와 ‘걸어가는 상단 백패킹 야영데크’ 두 캠핑 사이트로 나뉘는데. 상단 캠핑장 입실 난이도가 굉장하다.
봉화 청옥산 제5 캠핑장인 ‘불편한 야영장’이 떠오르는데. 여긴 그 수준이 아니다. 청옥산 자연휴양림은 그냥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약간만 짐을 옮기면 되는 수준인데.
여기는 주차장에서 산길을 2킬로 걸어 올라야 한다. 800미터 올라가면 ‘파래소 폭포’가 있는데. 거기까지 가는 길도 하이킹 수준이 아닌데. 여기서 다시 1.3킬로를 올라가야 하는 것.
상단 백패킹 야영데크는 오토캠핑족은 절대절대 선택하면 안 되고. 진정 캠핑장 이름 그대로 백패킹 할 사람만 신청하길. 혹시라도 모르고 예약했다 낭패보면 국립공원도 야영객도 서로 벙찌니.
청옥산 야영장 ‘불편한 야영장’ 사이트가 왜 이리 불편하냐 민원 넣어, 결과적으로 사이트 폐쇄해 버리는 악성 민원 캠퍼가 되지는 맙시다.
명당이 아니라 (오토캠핑족은)피해야할 사이트 이야기만 했네.
하단 야영데크는 다들 무난무난하다.
Good
101번은 지형지물 덕분에 완전 고립된 느낌이고 천도 내려다 보여 좋은 듯. 108번 데크도 적절히 고립되어 있고, 화장실도 가깝다. 108번부터 경사가 지기 시작하는데, 경사 초입이라 짐을 옮기기도 그나마 쉽다.
그 외
110번이랑 111번이 너무 붙어있어서, 지인끼리 오면 좋겠지만 각자 왔을때는 별로…
104, 105번은 너무 주차장 코앞이라 나는 선호하지 않지만. 아예 고기 구워먹고 잠 안 자고 떠나는 가족들이 왔던데. 이런 분에게는 오히려 명당.
SM6 뒤편의 텐트 치고 있는 사이트가 104, BMW 앞쪽의 데크가 105.
108번 사이트 둘러보기
사진에는 고저차가 표현이 안 되는데. 앞이 낮고 뒤는 높은 지형. 삼면이나 후면이 바위로 적절히 막혀있다는 느낌. 데크가 꽤나 높이 떠 있다.
타프 친 모습. 양옆에 바위와 나무가 있어 렉타타프 한 쪽 단을 접어야 했다. 메인 폴대 연장해 2미터 80센티인걸로 기억하는데. 연장 안 되는 폴대면 천정고가 너무 낮을 듯.
웨건을 들고 갔으나. 포장도로는 화장실 앞에서 끊긴다. 바퀴 두꺼운 웨건이라도 끌고 사이트까지 올라갈 만한 길은 아니다.
108번이 비포장 경사의 시작이므로. 109번부터는 더더욱 웨건이 아니라 손으로 옮겨야 한다.
위에서 내려다 본 108호 사이트. 왼쪽 화장실 건물과 거리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저녁에 화장실 불빛 덕에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는게 누구에겐 단점, 다른 누군가에겐 장점일 듯.
108호 데크 바로 옆에 위치한 계곡. 자려고 누으면 물소리가 끝없이 나지만, 대자연 ASMR은 숙면을 방해하지 않는다.
기타_시설
다른 국립공원과 동일하게 충전카드로 온수샤워 시간을 구매하는 형식. 근데 이것도 국립공원마다 조금씩 상이하다. 여기는 냉수샤워는 돈 안 내도 되지만. 다른 곳은 돈 안 내면 물 자체가 안 나오는 곳도 있다.
야영장 이외 손님의 남용 가능성에 따라 관리 포인트가 달라지고 이에 맞춰 정책도 정해지지 않을까 싶다.
근데 샤워 꼭지가 남녀 각기 하나씩 밖에 없어, 자리 쟁탈전이 벌어질 듯.
기타_즐길거리
나도 볼때마다 어딨는지 찾아야 하는, 보호색이 뭔지 알게 해 주는 다람쥐. 봉화 청옥산도 그렇고, 국립공원은 다람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거 자체가 매력적인 콘텐츠.
모노레일로 사람도 짐도 옮기려는 니즈가 생길만하다는 건 이해하는데(상단 캠핑장에 짐 좀 실어주라). 그걸 부실공사로 말아먹나.
누군가에겐 나랏돈이라는 거 참 어렵고 무서운 걸텐데. 또 누군가에겐 주식처럼 맛나고 알찬 사냥감이겠지.
분명 공사 기간으로 보면 이미 철거완료 됐어야 하는데. 아직 완전한 철거는 아닌듯. 버젓이 실패의 흔적으로 남아있더라.
신불산 깃대종. 놀랍게도. 미친 귀여움의 하늘다람쥐가 깃대종이다. 그럼 신불산에서 볼 수 있는걸까?
파래소 폭포_필수 콘텐츠
하단 야영데크에서 800미터 올라가면 파래소 폭포다. 신불산 자연휴양림에서 로동력 대비 가장 성취가 큰 콘텐츠니 꼭 가보자.
카나다 나이아가라 폭포도 보고 왔는데 조선 폭포야 뭐 얼만하겠냐 싶었지만. 퍼킹 코리안의 편협한 예상보다는 장관이었다. 신불산 산세가 주는 맛이 있더라.
광각 없애고 한 컷. 물이 한창 불어 나면 더 장관일 듯.
어디에나 있는 퍼킹 관광객들. 진로 하우스 와인병 놓고 감.
그냥 천년만년 킵고잉해 바위도 뚫는 폭포물 보고 정화하자.
한번 더 보자
이것이 갑목의 힘. 곧은 나무는 대들보로 쓰이고, 굽은 나무는 선산을 지킨다더니.
폭포 바로 아래 바위 틈에서 뿌리부터 밑둥까지 휘어 자란 나무. 기어코 일정 높이부터는 하늘로 곧게 자란다.
어떤 인간이. 나무에게 고난을 조금이나마 더 높여줄려고. 난이도 조절용 돌댕이까지 얹어놓은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