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와 있는 미래, 광저우와 선전에서 경험한 전기차

선전 공항에서 내려, 디디로 프리미엄 차량을 호출해 호텔까지 이동했다.

BYD의 모델명은 모르겠는데 딱 그렌저 급의 준대형 세단이 오더라. 생김새는 K7에 가까움.

그랜저 보다 낫다

총평을 먼저 말하면, 그랜저 택시보다 이 BYD 택시가 더 좋더라.

한시간 반 가량 타고 가며 계속 그랜저 택시와 가상으로 비교해봤다. 승차감은 그랜저 택시도 좋은데, byd 도 최소 그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인 느낌. 몹시 부드럽다.

서스펜션 세팅 실력의 차이라기 보단,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구조적 차이가 클 듯. 전기차가 더 조용하고 진동 없는게 너무 당연.

한국에서 그랜저와 이 BYD 모델 둘 중 하나 사라면 그랜저를 선택하겠지만, 택시로 뭘 탈거냐 물으면 BYD 전기차다.

실내 내장의 질과 그 마감은 그랜저에 못 미치는, 딱 쏘나타 택시 느낌. 탑승객 눈길이 잘 미치지 않는 실내 후미진 곳의 마감재는 차급보다 한 단계 아래 느낌.

그런데 또 시트 가죽은 부드럽고 착좌감이 좋다. 적어도 한국 택시보다는 좋은 듯.

뒷좌석 센터 터널이 볼록 솟아있는데. 전기차에 이게 왜 올라온건지 모르겠음. 내연과 플랫폼을 공유하나?

중국 전기차들은 테슬라처럼 가운데 대형액정 있는 게 거의 표준인 듯. 처음엔 테슬라 따라한다고 조롱받을 수도 있지만. 결국 스마트폰이 비슷한 모양으로 귀결되듯 향후 자동차 디스플레이의 정답은 딱 테슬라 형태 아닌가 싶다. 현대도 가로로 얇고 긴 배치 고집 버리고 정답을 따르는게 좋을듯.

전기차 비율 70%, 전기오토바이 비율 100%

공항에서 헤일링하는 차는 내 눈엔 100퍼센트 전기차였다. 개인이 태우러 오거나 호텔 밴이 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전기차.

9년 전 북경 출장 때 택시는 모두 현대 액센트. 요금을 내면 기사가 위조지폐인지 실내등 불빛에 비춰봤는데. 격세지감이다.

중국 브랜드 차량은 거의 모두 전기차고. 내연기관은 벤츠, 비엠, 폭스바겐, 도요타, 혼다, 미쓰비시 같은 해외 브랜드들 뿐.

내가 중국인이라면 벤츠, 포르쉐 같은 과시용이 아니라면 당연히 중국 전기차를 살 것 같다.

해외 브랜드 내연기관 성능이 좋다한들 전기차랑은 구조적인 차이가 있으니. 과거 현대차가 국내 시장에서 동일한 내연기관으로 외제차와 경쟁한 양상과는 다르겠다 싶더라.

그리고 내연기관 오토바이는 정말 단 한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중국인 친구가 ‘당에서 전기 오토바이 보급을 위해 엔진 오토바이를 일거에 수거해갔다’는 말이 얼만큼 사실인지 알 수 없으나. 정말 그 정도 강경책을 실행한게 아니라면 믿기 어려울 정도.

한국차 전멸

중국에 전기차 보급이 엄청 됐단건 알고 있었고, 그 속에 한국 전기차는 얼만큼 있을까 기대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전기차를 떠나 한국차 자체가 없었다 .눈에 불을 켜고 나흘 간 찾아봤는데. 내 눈에 띈 한국차는 딱 두대였다. 아반떼 한대 쏘나타 한대.

현대 기아 차의 전기차 만듦새가 뛰어나다 생각은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물량으로 만들어내고 내수라는 필드에서 돌아다니면서 쌓은 노하우로. 중국 전기차 브랜드가 앞으로는 못 만드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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