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이 은퇴지로 선호한다, 중국인들의 휴양지다. 중국의 제주도. 중국의 하와이. 이런 수식이 붙는 지역이다.
남쪽 해안가라 적절히 따뜻한 날씨가 좋은 건 맞지만. 과연 제주도나 하와이나 인기 있는 은퇴지인지는 모르겠다.
일단 천혜의 자연까지는 아닌듯 하고, 대만과 코앞이라 이게 우리로 치면 날씨 따뜻한 백령도인 셈인데. 이런 곳에서 은퇴 생활을 보내고 싶은 중국인이 많을까? 오히려 안보 관광 차원에서는 인기일 듯.
하와이나 제주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건. 자연 보다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과 대형 건물이 즐비하기 때문. 제주 보다는 차라리 부산 해운대 느낌과 더 가깝다.

강아지는 국적 불문, 귀여워야만 생존할 수 있으니 목숨을 걸고 귀엽다.

거리를 맘껏 활보하는 개들.

그리고 편하게 드러누워 있는 시장개

고양이는 세계 어디를 가나 제 멋대로. 호텔 입구 아치에 올라가 있음.

우리가 묵은 숙소 전경. 1층은 24시간 편의점. 넓은 2층 테라스. 그늘을 만들어 주는 고목까지. 낡은 내부 시설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았다. 그만큼 내부 시설은 낡았다는 것.

고풍스러운 건물에, 총천연색 간판/메뉴판이 곁들여진건 한국 관광지랑 쌍둥이다. 오히려 이게 키치한 멋이 있다.

샤먼 시장과 골목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표준 슈퍼 구조. 택시 타는 풍경을 디디가 바꿔 놓았듯. 이곳도 무인 매장으로 완전 탈바꿈할지 모른다. 불과 몇 년 후면.
24년 전 중국 상해에 수학여행 갔던 동료가, 이번 여행에서 거의 유일하게 위안화 현금을 가지고 온 사람이었다. 태국의 20년 전과 다르게, 중국의 20년은 강산이 정말 크게 두 번 바뀐 시간이다. 아예 대륙판이 갈라졌다고 해얄까.

전기 설비에 대해 잘 모르나. 뭔가 상당히 원초적이고 ‘요즘 정책엔’ 이러면 안 될 것 같은. 구랑위라는 섬에서 찍은 전기 시설. 아마 전력량계가 아닌가 싶다. 이 또한 중국에서도 도시화석이겠지.

대만과 가장 가까워 그런지, 구랑위로 들어가는 항구와 해안가에는 윤형 철조망이 처져있다. 근디… 대만에서 해상으로 침투해도 이렇게 정직하게 직선으로 침투할 것 같진 않은데.

중국 내수 경기도 안 좋다는데. 샤먼 안에서도 아주 좁은 구역을 돌아보긴 했지만. 재래시장과 도심할 것 없이 공실이 많았다. 확실한 차별점이 없는 한 오프라인 매장이 힘을 얻기 어려운 건 세계적 추세겠지.

하얏트 호텔과 함께 조성된 대형(중국 입장에선 대형이 아닐듯) 상가 절반 이상이 공실이다. 심지어 가장 좋은 입지로 보이는 버거킹 조차!

덕분에 초저녁부터 썰렁해지는 하얏트 호텔 상점가

모래사장과 몽돌 사장이 합쳐진 해변가. 모래가 곱지 않다. 크고 푸석한 걸로 봐서. 어디서 돈 주고 사와서 뿌리는 건 아닐까 싶음. 해운대도 매년 사서 뿌리는 것처럼.

중국의 결혼식 문화. 오신 손님들에게 마음껏 피라고 담배를 권한다.

당최 뭐가 예쁜지 이해할 수 없지만, 이미 내 나이에 트렌드를 내 감성으로 이해하려 하면 안 되지.
줄을 선다는 팝마트였는데. 이제 이것도 한 풀 꺾인 건지. 아니면 이곳 팝마트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줄 서지는 않고 적절히 붐비는 정도.
디즈니 시총의 3분의 1일 때 이 종목을 추천 받았는데, 지금은 거기서 한 30% 가량 빠졌다. 이렇게 유행을 많이 타는 종목에 내가 들어갔다가 잘 나올 수 있을까. 결정적으로 이게 디즈니의 3분의 1이 맞냐는 질문에 아니오로 답하면서 사지 않았던 종목.

이런 얼굴을 어떻게 좋아하며 사는 거지?
총평
여행지로서 매력있냐?
나쁘진 않다. 적절한 기후, 적절하게 갖춰진 쇼핑과 여행 인프라. 적절한 물가.
근데, 여행이란게 밸런스 패치된 적절하고 노멀한 것을 경험하러 가는 것이 아니거든. 차라리 사악한 물가라도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곳을 가지. 아니면 압도적으로 저렴해서 불편은 감수할 수 있는 곳이거나.
그런 면에서 한국인에게 그렇게 큰 장점이 있는 여행지는 아닌 듯. 바꿔 말하면 이렇다 할 단점도 없으니 싸게 갈 수 있다면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
아예 안보 관광이 가능했다면 매력적이었을 것.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공부하고 이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