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치민 3박 4일 단상

개인적 추월, 구조적 추월

해당 도시의 도로 교통 문화가 그 사회, 적어도 그 도시 구성원 인식의 상당부분을 말해준다.

어느 도시나 추월이 필요할 수는 있는데, 그 때 명시적 룰(=도로교통법)대로 하느냐, 암묵적 룰 대로 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명시적 룰 젤 끝에는 일본이 있고, 한국도 그쪽이다. 베트남은 그 반대편인 암묵적 룰 쪽.

한국에서 베트남 식으로 운전하면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할 것. 도로에서 멱살잡이 하다 분명 경찰서로 연행될 거라.

반대로 베트남에서 한국식으로 운전해도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것. 끼어들기를 못해서.

내가 보기엔 베트남 사람들은 현재 구조 안에서 최대의 효율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의 암묵적 룰 안에서 최고의 개인기를 뽐내고 있는 것.

만약 이렇게 복잡한데 룰대로 신호등 다 세우고 오토바이도 한 차선에 1대만 다니고 하면 체증이 장난 아닐 것.

여기서 페이즈2로 넘어가려면 더 이상 개인기로는 안 된다. 지하철이 생겨야 한다. 이게 구조의 변화다.

베트남 오토바이가 모두 차량으로 바뀌는 걸 상상하면 도로 위 사정이 끔찍해 지지만. 서울 지하철 이용개이 모두 오토바이를 타고 나온다고 하면 그보다 더 끔찍할거다. 이미 서울은 지하철 9호선 이상 만들면서 페이즈 2, 3까지 간 셈.

다만, 상시 추월을 허용하는 사회인 베트남이. 엄격한 룰 베이스인 일본과 한국보다 개인 차원에선 추월 기회가 더 많은 건 당연.

막막한 해먹

호치민과 인근 지역을 패키지 투어하다보니. 거의 모든 상점과 식당 한켠에 해먹이 있다. 관광객들 이용하라고 해 놓은게 아니라. 직원들이 수시로 누워있다.

역시 우연히 패키지 투어 지나가다 현지인들이 밭일 하는 걸 봤는데. 하는 폼이 정말로 일을 하는 건지. 아니면 저조차도 관광객들을 위한 롤플레잉 인건지 헷갈릴 정도로 건성건성이었다. 하늘 계신 우리 할매가 보셨으면 무덤을 박차고 나와 호미로 허공을 그으며 저리 가라고 했을 터.

한국 어른들이 베트남 해먹을 보면 죄다 끊어놓았을 것. 동아시아 근면성을 재확인했다. 이게 고도의 노예근성이라 해도 할 말 없다. 빛과 어둠이 다 있겠지. 근데 이렇게 안 하면 어차피 굶어죽고 얼어죽었다.

더더 잡담

  • 전쟁은 역사책에서 배울 때나 교훈이지, 실제 참전하면 죽는다. 교훈도 멀쩡히 살아남아 삶을 영위해 나갈 때나 의미있다. 전쟁하자는 사람은 구찌 터널 포복 100미터 왕복 시키며 간접 체험이나마 시켜봐야 함.
  • 한강과 다르게 베트남은 메콩강을 포함해 모든 강이 범람을 안 하나 보다. 강에 아주 딱 붙여 시설물이 들어와 있음. 한국인들은 겨울엔 얼어죽고 봄엔 굶어죽고 여름엔 떠내려간다. 어느 한 구간도 정신 놓고 있을 새가 없네.

현지 동물 사진이나 보고 가자.

너무 더웠던지, 자리를 옮겨 갓 파낸 흙 위로 올라간 댕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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