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인 차이나_독후감

각주 빼고 600쪽에 달하는 책을 3회에 걸쳐 감상문을 써서 완료했다.

책을 펴기 전부터, 선진국 기업이 개도국을 생산 거점으로 삼다 보면 어느 순간 개도국 하청업체 노하우가 쌓여 원청을 위협하게 되고, 또 언젠가 역전하는 게 뻔한 드라마 각본 아닌가 싶었는데. 이런 식으로 보면 모든 멜로는 첨엔 혐오하다가 죽고 못사는 이야기고. 모든 성장물은 약자가 고난을 거쳐 강자는 되는 서사일 뿐.

이런 장르물의 감동과 경영서적의 핵심은 디테일에 있다. 이 책이 짚어준 디테일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 ‘당장의 수익보다 애플에게 배우는 것의 가치가 더 크다’는 하청 업체들의 인식.

단기 생존이 급하거나, 장기 성장에 한계가 있는 사회라면 당장의 마진이 중요하겠지만. 장기 생존과 성장이 가능하다면. 개인이건 조직이건 그런 야망을 키울 수 있는 곳이라면 배움을 택하는 게 맞다. 그것도 세계 초일류의 도제식 교육을.

애플의 중국 생산 몰빵 전략은 오판이었을까? 중국에서 이 정도 수율과 속도를 뽑아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애플은 없었을텐데. 각 기업은 그저 각자 지금 직면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걸 경영활동이라 하고. 애플도 기존의 성공방정식인 메이드인 차이나가 이제서야 발목을 잡는 거고. 애플 주식 안 사길 잘 함.(포레스트 검프 영화 나왔을 때 샀으면 흙…)

새삼 느끼는 거 하나 더. 기업과 국가 간 힘의 대결은 언제나 국가 쪽 승리다. 해당 국가의 국토 내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로 한정해서.

국가 권력은 바뀌지만 자본 권력은 영원하다며 기업 쪽에 힘을 싣는 논리도 있지만. 그건 싸움이 임계점을 넘지 않은 채 국지전을 끈질기게 벌일 때의 이야기지. 강대강으로 존립 자체를 놓고 싸우면 룰을 세팅하고 최후의 경우 물리력까지 쓸 수 있는 국가를 거스를 순 없다. 과거 한국의 개발독재부터, 비교적 최근 일본의 닛산 회장 사태를 보더라도.

길지만 술술 읽히는 책임은 분명. 좋은 600쪽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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