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쪽에 달하는 책이라, 다 읽고 독후감 쓰면 죄다 휘발될 것 같아. 유튜버 단군이 드라마 전반 중반 후반 토털 후기를 죄다 남기는 거에 감명을 받아 독중감을 틈틈이 써보려 한다.
책을 펼치기 전에 든 생각
- ‘애플이 중국 덕분에 많이 성장했을뿐 아니라, 중국도 애플 때문에 많이 성장했다.’ 아주 건조하게 말하면 600쪽 내내 이 한 문장을 설명하는 책 아닌가?
- 근데 개도국이 선진국 기업의 생산기지에서 시작해서 점차 기술을 익혀 어느순간 주문을 맡긴 기업과 그 국가를 위협하는게 너무 당연한거 아닌가?
- 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런 역전이나 위협이 가능한 나라가 세계사적으로 봐도 많지는 않다. 한중일 동아시아 3국 정도가 오히려 예외다.
- ‘한때 한국보다 잘 살았다’는 걸로 경제사 이야기에 극적 대비 소재로 쓰이는 필리핀부터, 수십년째 잠재력 이야기만 나오는 베트남. 이미 인구는 중국을 앞섰다는 인도까지. 이들이 아직 동아시아를 위협할 거라는 소식은 없다.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거라면, 아직 내 귀에 들어올 정도로 위협하지는 않는단 소리.
- 이러나 저러나 한국 독자 입장에선 뻔한 소리 아냐?
1일차 독후감
- 작가가 글을 잘 쓰네. 분량이 많은데 술술 넘어가고. 불필요한 형용사 더미 없이 대화, 인용문, 사실관계 위주로 속도감 있는 전개
- 이 책에서 LG는 분수 모르고 까불다가 애플에게 팽 당하는 역할 같은데. 모든 기업이 어떻게 매 순간 최적의 선택을 하겠냐. 삼성도 안드로이드 팔려고 온 사람한테 꺼지라 했다는 일화로 조롱당했는데. 결국 살아남아 어떻게든 잘 이어나가는게 중요하다.
- 생각해보니 중국 내 아이폰 위세가 엄청나던 시절이 있었다. 위화의 소설에서 남자가 여자한테 아이폰4를 선물하기 위해 장기를 팔았나 그랬었는데. 그만큼 선망의 대상이었던 것.
- 근데 진짜 중국다운게, 소비자의 날 방송으로 아이폰 A/S 정책 안 좋다며 비판해댔는데. AS 안 해준 매장이란 곳들이 실은 애플의 짝퉁 매장인 것. 근데 더 중국다운 건, 짝퉁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조차 자기 일터가 짝퉁이 아닌 진짜 애플 매장이라 생각했다는 것. 이쯤되면 하이퍼 리얼이다.
- 폭스콘이 성장하는 초반부는 전개가 그냥 한국의 흔한 대기업 성장 서사와 빼닮았다. 일단 할 수 있다고 외치는 대표, 정치인을 잘 구워삶는 능력은 필수. 하지만 일부 부패는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국가 경제와 기업 경쟁력을 함께 키워나가는 나름의 지배체제가 지켜지기에. 한국도 중국도 사회적 부를 키워낼 수 있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