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자, 메밀꽃은 9월 말에 핀다.

메밀은 9월 초에 파종해 9월말에서 10월에 수확할만큼 빨리 큰다. 즉, 9월 초에 가면 메밀 새싹…까지는 아니고 메밀 청소년 정도를 만나볼 수 있다.

이효석 소설에서 묘사되는 흐드러지게 소금처럼 바닥에 뿌려진 메밀꽃은 적어도 9월 초는 아닌 것이다. 예상보다 시기 맞추기 참 까다롭다. 이를 테면 가을에 피는 벚꽃이다.

갈수록 관광지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유심히 보게 된다. 관광지에 있는 박물관이야 뻔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수십억의 돈과 수십명의 인력과 수년의 기획이 들어간. 대단히 많은 공이 들어간 기획물이자 산출물이라 생각하니, 쉬이 볼 수 없겠더라.

내가 다녀본 대개의 박물관과 기념관 콘텐츠는 다들 유익했다. 그간 콘텐츠를 소비하는 내가 준비가 안 됐을 뿐이었던 거다. 물론 개중에는 진짜 죽도 밥도 안 되는, 딱히 스토리로 연결되지 않는 사진과 기물 들이 답답한 콘크리트 벽 안에 들어 앉은 곳도 있긴 하겠지만. 결국 아는 만큼 보인다.

여행지 기념관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곳이 두 곳이었다. 하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에 있는 한국 이민사 박물관. 소설 태백산맥을 보고 났더니 근현대 이민의 역사 자료를 보는 감흥이 달라졌달까. 나머지 하나는 제주 4.3 기념관. 이건 소설 한강이었나.

봉평에서 만난 이효석 기념관도 좋았다. 인간 이효석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료들. 그 요소를 나무위키처럼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것까지 바라면 너무 큰 욕심이겠지.

아래 사진이, 이 기념관에서 밀고 있는 듯한 이효석을 대표하는 한 장면이다.

장소: 이효석 문학관 ·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학길 73-25 이효석문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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