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대가 그리워 허공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물 위에 못질을 한다
못이 들어가지 않는다
– 정호승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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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그대가 그리워 허공에 삽질을 한다
삽이 떠지지를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바닥에 헤딩을 한다
바닥이 물러나질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시멘트에 씨를 뿌렸다
싹이 돋아나질 않는다
내 그대가 그리워 ……
이제 그 무엇도 않는다
못은 들어가지 않으면, 박혀있지 않으면 존재가치를 잃는다.
물과 허공은 못을 잡아주지 않는다.
혼자 힘으로 되는 일과 절대 혼자선 안 되는 일이 있다.
내 뜻만으로 이룰수 없는 일,
그 일에 부닥쳤을때 서글프게도 겸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