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1월 13일 대전 현장을 깔끔히 마무리짓고 내려오려 했으나…
경남 창원 현장에 급히 사람이 필요하니 이틀만이라도 내려가서 일해달라는 소장님의 부탁~
창원 자랑을 줄줄이 늘어놓던 엄보라양의 이야기도 확인하고 지도에 새로운 발자국을 찍는 즐거움을 생각해서 13년된 티코를 타고 거의 4시간 걸려 창원에 도착했다.
창원에 10년전에 와 봤던 형님이랑 창원에 한 번도 가 본적 없는 나, 둘이서 고속도로 톨게이트 역주행을 수백미터씩 하기를 두 차례해서 결국 창원에 진입!
우왕~~ 드디어 창원의 자랑인 창원대교를 달리게 되었다. 왕복 10차선의 12키로 일직선 도로!
박정희 대통령이 계획한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 도시라더군
오~~ 인정인정, 조금은 신기하더라. 전시에는 활주로로 이용된다느니 박정희 대통령의 선견지명이 어떻다느니 하는 택시기사 아저씨 이야기는 조금 뒤로 미뤄두고
요번 글은 창원의 ‘문제’ 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거잖아
공산품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도시가 경북엔 구미 경남엔 창원 이잖아
창원에 묘하게 프라이드가 강한 엄보라는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대구사람인 내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내가 금오공대생이던 시절, 구미에는 세 가지가 없구나!! 했지
맛과 멋과 흥
맛집이라곤 찾아 볼 수 없어. 음식점 음식들은 죄다 하향 평준화
신명나는 문화시설보단 불야성을 이루는 유흥가의 불빛들
사실, 구미에 창의적이라 할 만한 문화가 있는가 싶더라
창원에 고작 이틀 있으면서 가장 주의 깊게 봤던 건,
10차선 창원대로를 마비시키는 사거리에서의 얌체운전
신호가 바뀔것을 생각도 않고 무조건 들이밀고 본다
결국 신호가 바뀌면 사거리에서 어느 차선도 움직일 수 없는 마비상태가 된다
양보하지 않는 교통문화
내가 아닌 ‘너’는 ‘남’인 도시이기 때문이 아닐까
구미는 평균 연령이 30세(정확한 수치가 기억이 안 난다) 정도로 아주 젊은 도시다.
첨단 공산품을 생산하는 것이 주력이니 젊은 노동자들이 타지에서 모여든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타지인들, 내가 아닌 너는 곧 남이다.
그러니 양보도 유대도 아무래도 약할 수 밖에
일단 내 출근시간이 중요하고 내 차가 사거리를 빠져 나가는게 시급하다
이래서는 창원대로가 10차선 아니라 20차선이라도 정체를 면할 수 없다.
사거리만 지나면 앞은 텅텅 대로인데 교차로를 막아선 얌체 운전자들 때문에 신호를 받아도 갈 수 없는 상황
창원의 숙제가 무엇인지 이야기 해 주지 않나요?
창원에서 내 숙소는 창원 우체국 근처인데 엄보라양의 이야기에 따르면 창원에서도 좀 번화가라 하더군
허나, 이런 생산도시의 번화가는 곧 유흥가이기 일쑤지
노래방 마사지 단란주점들… 이런 점에서도 어김없이 구미와 대칭을 이루더라
물론, 창원이나 구미나 국가 산업에 이바지 하는 바가 얼마나 크겠어. 그런 중요한 점을 부인하는것이 아니라 많이 버는 도시답게 멋있게 쓰는 문화가 공존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요걸 말하려는 거야
내가 느낀 구미는 벌 줄만 알았지 제대로 쓸 줄 모르는 도시 같았거든
‘1인당 자가용 보유량 전국 2위’ 를 자랑하던 창원의 엄보라양
그게 정말 자랑일 수 있으려면, 질서정연한 출근길 창원대로가 만들어 진 후에 하렴~
아아~~ 창원에 진입한 후 더욱 막막했던 우리팀의 숙소찾기에 결정적 도움을 줬던 ‘보라게이션’ 엄보라양에게 이 글의 내용과는 별도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엄보라, 네가 언젠가 한 번쯤은 내 인생에 길을 비춰 주리라 생각했어~